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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수호자 되겠다"는 GM… '썩은 돈' 2조 내놓고 1조 '새 돈' 요구
한국경제 | 2018-02-21 07:21:45
[ 장창민/도병욱 기자 ] "한국에 남고 싶다(We would like to stay in K
orea).”

배리 엥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20일 국회 여야 의
원과 만나 던진 첫마디다. 신차를 투입하고 비용절감 등을 통해 한국GM을 회생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 정부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지원이 필요하다
고 했다.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들여야 할 자금은 3조원 이상으로 추산
됐다. 문제는 지원 방식이다. GM은 기존 한국GM에 빌려준 대여금을 출자전환하
는 방식으로 증자에 참여하고, 산은엔 유상증자를 통한 신규 자금(뉴머니) 투입
과 대출 재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차 투입한다는데…

엥글 사장은 이날 여야 의원과의 면담에서 한국GM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나
타냈다. “수십만 일자리의 수호자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한국GM
회생을 위한 밑그림도 제시했다. 신차를 배정해 중장기 먹거리를 마련해주고
비용절감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엥글 사장은 “신차 2종
을 부평 1·2공장과 창원공장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며 “
이를 통해 연간 생산량 50만 대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이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지 않으면 남아 있을 수 없다”며
비용절감 방안 추진도 시사했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3조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봤다.

GM은 한국GM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 후속 모델과 차세대 크
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트랙스는 지난해
26만 대가량 수출된 차종이다. GM은 한국GM의 생산능력(연 91만 대)을 연 50만
대로 절반가량 줄여 가동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 자동차 부품회사 대표는
“신차를 배정한다는 것은 개발에 2~3년, 양산 5년을 합쳐 최소 7년 이상
공장을 가동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엥글 사장은 군산공장 폐쇄계획 철회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철회 가능
성 유무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노(No)”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군산공장 인수 희망자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협상하겠다”고 말했
다. 부평1·2공장과 창원공장, 보령공장은 그대로 운영하되 군산공장만
따로 분리 매각하겠다는 얘기다.

◆홍영표 “GM, 출자전환 의사 밝혀”

엥글 사장은 면담 말미에 뼈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한국 정부와 산은
, 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조와 지원을 바란다”고 했다.

GM은 한국 정부에 한국GM에 대한 △3조원 안팎 증자에 참여(산은 5000억원) △
수천억원 규모의 대출 재개 △세금 감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
르면 한국GM은 본사에 진 부채(약 3조4000억원) 중 22억달러(약 2조3600억원)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 방식의 증자를 추진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
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GM이 한국GM에 빌려준 3조원대 돈을 출
자전환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또 GM이 한국에
요청한 지원 금액은 총 10억달러(약 1조700억원)에 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
다. 산은의 유상증자 참여(5000억원 안팎)와 대출, 정부의 세금 감면 등을 합친
금액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GM이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이른바 ‘뉴 머니’를 한국GM에 투
입할지는 확실치 않다.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증자에 참여하면 한국GM
의 재무구조는 좋아지겠지만 당장 운영자금도 빠듯한 회사 여건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증자에 참여하고 대출도 재개하면 신
규 자금은 모두 한국 측이 부담하게 된다. 결국 GM은 신규자금 투입 없이 부실
채권을 털어내고 산은만 새로 돈을 내라는 것이어서 거센 논란이 일 것으로 예
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썩은 돈(상환받기 힘든 대여금)만 출자전환
하고 신규자금을 넣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도 지원 명분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
rdquo;이라고 말했다.

장창민/도병욱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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