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글로벌 '항암 신약' 경쟁 … 제2 신라젠 나오나
한국경제 | 2018-02-22 17:57:43
[ 임락근 기자 ] 바이러스로 암을 치료하는 항암 바이러스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암세포를 선별적으로 파괴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에
서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에서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암세포 저격하고 면역력 높여

항암 바이러스는 바이러스를 조작해 암세포에 침투시켜 증식을 통해 암세포를
사멸한다. 이 과정에서 면역 유도 물질을 방출하면서 주변 면역세포들이 암세포
를 공격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암세포는 일반적으로 면역세포 공격을 피하기 위해 면역 억제 물질을 만들어내
는 등 정상세포처럼 보이려는 위장 전술을 펴는 데 항암 바이러스가 이를 방해
하는 것이다.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데다 항암제에 내성
이 생겨 치료 효과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있다. 반면 항암 바이러스는 암세포
를 직접 파괴하면서 면역체계까지 활성화하는 이상적인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 바이러스가 지니는 특유의 감염력 때문에 세포 내 침입이 쉬운 데다 다른 미
생물에 비해 DNA 크기가 작아 유전자 조작이 간단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외 벤처 개발 경쟁 치열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는 2015년 다국적 제약사 암젠이 흑색종 치료제 ‘임
리직’을 처음 내놨다. 벤처기업, 연구소 등에서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연
구가 활발하다. 임리직도 암젠이 2011년 약 1조원을 들여 인수한 벤처기업 바이
오벡스가 개발하던 치료제였다.

캐나다 온코틱스 바이오텍, 미국 온코벡스, 호주 바이랄리틱스 등 해외 벤처기
업은 리오 바이러스, 코사키 바이러스 등을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
이랄리틱스는 다국적 제약사 MSD가 인수했다. 일본 다카라바이오는 미국과 일본
에서 각각 임리직과 같은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이용한 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
과 1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신라젠이 대표주자다. 우두 바이러스를 이용해 간암 치료제로 개발 중
인 ‘펙사벡’은 임상 3상 단계다. 김만복 단국대 의대 교수가 설립
한 바이로큐어, 2016년 미국 벤처기업 바이럴진을 인수해 신약개발사업에 뛰어
든 반도체 장비업체 알파홀딩스 등도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들어갔다.

◆병용 투여로 효과 두 배 커져

전문가들은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가 기존 항암제를 대체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
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론
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면서 면역체계를 활성화할 수 있지만 실제 환자의 몸 속
에서 암세포만 선별적으로 감염시키고 파괴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rd
quo;고 했다.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효과가 아직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리직은
단독 투여한 경우 기존 면역 항암제보다 효과가 뛰어나지 않다.

이 때문에 항암 바이러스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단독 투여보다
여보이, 키트루다, 옵디보 등 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지난해 암젠은 임리직을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보다 여보이와 함께 투여했을 때
효과가 두 배로 난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키트루다와 병용했을 때 효과는
1.5배까지 늘어났다.

신라젠도 여러 건의 병용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항암
바이러스는 치료제보다 암세포의 공격을 시작하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
며 “항암 바이러스는 면역세포들의 효능을 배가시키기 때문에 다른 항암
제와 병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