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펀드 재테크] 뜻하지 않게 장기 투자자?… 목표전환형 펀드도 조정장서 '고전'
한국경제 | 2018-03-13 17:17:20
[ 박종서 기자 ] 목표전환형 펀드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에 투자해 5~
7%가량의 수익을 내면 주식을 모두 팔고 채권을 매입해 목표수익을 지켜내는 펀
드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주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목표
전환형 펀드 가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까지의 시
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펀드 투자금 4분의 1 몰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목표전환형 펀드에는 올 들어 6025억
원(9일 기준)의 ‘뭉칫돈’이 몰렸다. 같은 기간 국내외 주식형 펀드
시장에 흘러든 투자금(2조2394억원)의 26.9%에 달한다.

목표전환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지난해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서 조기에 수익률 목표를 달성한 펀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보인 목
표전환형 펀드 가운데는 불과 한 달 만에 7%의 수익을 올리고 채권형 펀드로 전
환된 사례까지 나왔다. 펀드를 언제 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투자자에
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 상승의 ‘단맛’을
보고는 싶지만 욕심을 부리다가 자금이 묶이는 상황을 원치 않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펀드 판매회사들도 목표전환형 펀드를 선호했다. 목표수익률
을 달성하면 해지를 권하고 다시 비슷한 상품을 소개하면서 짭짤한 판매보수를
챙길 수 있어서다. 투자자와 판매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목
표전환형 펀드는 59개가 출시됐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올 들어서도 17개가 나왔다. 자산운용사들은 앞으로도 다수의 목표전환형 펀드
를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찾는 투자자와
판매사가 많아지면서 일반 펀드를 목표전환형으로 간판을 바꿔 내놓는 운용사도
많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다양한 종류의 목표전환형 펀드가 선보
일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전환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투자
자들이 목표전환형 펀드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
유에서다. 한 펀드매니저는 “목표전환형 펀드는 최대 수익률이 5~7%에서
막히지만 최대 손실률은 제한이 없다”며 “논리적으로는 목표전환
형 펀드를 선택하는 게 생각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나
은행에서 전망이 좋을 것 같은 일반 펀드에 가입한 뒤 수익률이 7%가 되면 자
동으로 환매해 달라고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한다는 얘기일
뿐 하락장을 방어할 장치는 없다. 파생상품 등을 동원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해주지 않는다. 지난달 조정장에서 목표전환형 펀드의 3분의 2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배경이다. 지난달 2일 운용을 시작한 NH아문디단기채권은 5.
45%의 수익률로 순항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말이나 올초
출시된 일부 목표전환형 펀드는 손실률이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올 들어 출
시된 목표전환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15%로 손실 상태에 머물러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조금만 먹고 나오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게 장기 투
자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기도 한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가 상승기였던 2011년에도 대거 출시됐다. 하지만 이후 주
가가 ‘박스권’에 빠지면서 목표 수익률을 채울 때까지 6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했다. 아직도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 펀드가 남아있을 정도다
.

운용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기
초체력)은 탄탄한 편이어서 ‘2011년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은 적
은 편”이라면서도 “목표전환형 펀드가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