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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美 북핵 투톱 폼페이오-볼턴
한국경제 | 2018-05-15 06:34:01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
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투톱’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발언에서 미묘한 차
이를 보여 주목된다. ‘선(先)비핵화-후(後)보상’이라는 큰 원칙에
선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북한 정권에 대한 기본적인 평가와 비핵화에 따른
보상 시기, 비핵화 방법 등에서는 때때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두 사람의 인식 차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가에서 두드러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CBS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
우리는 이것(비핵화 협상)이 더 크게, 다르게, 빠르게 되길 원한다”며 &
ldquo;김 위원장이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 두 번째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면담한 뒤 억류
미국인 세 명을 데려왔다. 폼페이오 장관의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ldq
uo;(회담이) 대단한 성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를 믿을 수 있고 정상회담을 진행할 만하다는 평가다.

볼턴 보좌관은 다르다. 그는 ‘김정은을 믿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폼페이오(장관)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라며 “내가 보
고 싶은 것은 행동”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에도 거짓말을 하고 있
다는 의미로 “그(김정은)가 또 입술을 움직였다”며 불신감을 표시
했다. “회담 성과가 기대 이하일 것 같으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라&rdq
uo;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조언한 것도 볼턴 보좌관이다.

비핵화 보상 시기에서도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다. 볼턴 보좌관은 ‘영
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가 반드시 이행돼야 하느냐&r
squo;는 물음에 “맞다. 그것이 보상 혜택이 흘러 들어가기 전에 일어나야
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핵무기 해체를
직접 보고 확인하기 전에 경제제재 해제 등 보상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볼턴 보좌관이 강조하는 ‘완전한 비핵화 후 보상
원칙’에 대해 “내달 12일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
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
단계적 보상’ 방안과 ‘최종 비핵화 후 보상’ 방안 사이의 중
간 어디쯤에서 현실적인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
온다.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 개념을 놓고도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에는 핵시설과 물질을 포함한 전면적인 핵무기
제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폐기가 모두 포
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9일 아베 신조(安
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런 원칙을 확인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내가 맡은 임무는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핵무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량살
상무기나 중·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언급을 피해 묘한 여운을 남긴 발언
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지난 11일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뒤 “북
한이 일단 약속한 것은 비핵화인 만큼 합의를 끌어내려면 그 약속을 토대로 해
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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