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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돈잔치 벌였던 신흥국-아프리카 ‘발작’
뉴스핌 | 2018-05-24 00:05:19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선진국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공급했던 값싼 유동성에 ‘돈잔치’를 벌였던 이머징마켓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발작’ 증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장단기 금리가 올들어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기존에 발행한 달러화 표시 채권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진 동시에 신규 자금 조달과 차환 발행 비용이 가파르게 뛰었기 때문.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머징마켓의 강세론자로 통하는 모비우스 캐피탈 파트너스의 마크 모비우스 대표마저 하강 기류를 경고,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부추기고 있다.

23일(현지시각)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우간다와 잠비아, 가나 등 11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국채 수익률이 12%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 2000년 초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주도한 채무 재조정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아울러 각 정부의 세수 대비 부채 비용이 2000년 당시 수준까지 상승했거나 이보다 높은 실정이라고 S&P는 전했다.

국제사회의 채무 재조정에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고수익률 자산 베팅이 맞물리면서 아프리카 국가는 적극적인 채권 발행에 나섰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 선을 넘으면서 7년래 최고치로 뛰었고, 2년물 역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금리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후폭풍을 만났다는 지적이다.

상황은 신흥국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 라틴 아메리카 부채위기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이어 2000년대 아르헨티나의 디폴트를 경험했던 신흥국은 미국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이어진 초저금리에 기대 달러화 자금 조달을 두 배 이상 늘렸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으로 인해 촉발됐던 이른바 테이퍼 발작 이후 주요 신흥국의 달러화 부채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머징마켓의 외화 표시 부채는 8조3000억달러에 달했고, 이 가운데 달러화 표시 채무액이 75%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내년 이들 국가가 재융자해야 하는 채무액이 249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말레이시아와 멕시코를 포함해 해외 자금이 밀물을 이뤘던 국가와 이미 통화 가치 폭락에 위기 상황을 맞은 아르헨티나와 터키까지 미국 금리 및 달러 상승에 따른 발작 증세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지 통화 표시 채권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달러화 상승이 이어지면서 관련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IIF의 소냐 깁스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당분간 신흥국과 프론티어 마켓의 험로가 예상된다”며 “달러화와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폭이 클수록 이들 국가의 부채 리스크가 광범위하게 전염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카멘 레인하트 하버드대학 이코노미스트는 케임브리지에서 가진 연설에서 신흥국의 국내외 금융 여건이 2013년 테이퍼 발작 당시보다 악화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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