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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이 되고 싶어하는 영국인들
한국경제 | 2018-05-25 17:24:28
(유승호 국제부 기자) 영국과 독일은 역사적으로 경쟁관계일 때가 많았습니다.
두 나라는 20세기 초·중반 두 차례 세계대전을 서로 적대국이 돼 치렀
습니다.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에서 영국과 독일이 맞붙을 때 보면 한&mid
dot;일전 이상의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요즘 영국인 중에 독일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독
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인 7493명이 독일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원 국적 순으로 따졌을 때 터키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고 하는군요.

독일 국적을 얻는 영국인 수는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데요. 2015년만 해도 이
수치는 622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6년 2865명으로 다섯 배 가까이
늘었고요. 지난해에 또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독일 통계청은 이런 현상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것
이 2016년 6월인데, 이후 독일 국적을 신청한 영국인이 급증했기 때문이죠. 20
16~2017년 독일 국적을 얻은 영국인은 1만358명으로 2000~2015년 5092명의 두
배가 넘습니다.

프랑스 국적을 얻는 영국인도 늘었습니다. 2015년 386명에서 2016년 1362명, 2
017년 3173명으로 급증세입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집행위원회에 근무하
는 영국인 중 10% 정도가 다른 EU 국가의 국적을 취득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 브렉시트 절차가 마무리되면 EU 회원국에서 취업·투자·거주&m
iddot;여행 등의 기회가 제한될 것을 우려한 영국인들이 독일 프랑스 등 EU에
계속 남을 나라의 국적을 얻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의 브렉시트 마감 시한은 내년 3월29일입니다. 이때까지는 다른 EU 회원국
국적을 얻은 영국인도 영국 시민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뒤
로는 영국 시민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최근 영국에선 EU에서 탈퇴하더라도 EU 국가들과의 관세 동맹은 당분간 유지하
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브렉시트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
죠.

브렉시트가 미치는 충격은 단지 무역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JP모건 뱅크오브
아메리카(BoA) 등 많은 은행과 기업들은 영국 지사를 다른 나라로 옮기거나 감
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국적을 얻으려는 영국인들의 행렬도 당분간
은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끝) /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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