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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욱 프로스테믹스 대표 “줄기세포 엑소좀 활용…癌 재발 막는 약 내놓겠다”
한국경제 | 2018-06-19 10:44:45
줄기세포는 강한 재생기능 덕분에 제약업계에서 차세대 원료물질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런데 재생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암세포 같은 비정상 세포를 억
제하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암세포로 분화하는 줄기세포&r
squo;가 ‘정상 조직으로 분화하는 줄기세포’ 와 함께 있으면 암 줄
기세포의 성장이 억제된다는 걸 연구로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정상 줄기세포의 성분 가운데 암 줄기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성분을
따로 뽑아서 항암제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이런 내용의 연구개발(
R&D)을 하는 기업이 있다. 화장품 제조·유통기업 리더스코스메틱의 바이
오 자회사 프로스테믹스다.

최은욱 프로스테믹스 대표(48)는 “줄기세포도 다른 세포와 마찬가지로 세
포 간 신호전달물질 ‘엑소좀’을 내뿜는데 여기에는 마이크로RNA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 마이크로RNA가운데 항암효과를 내는 게
있어 이를 이용해 항암제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중”이라고 소개했다.

RNA는 유전정보 전달, 아미노산 이동, 단백질 합성 등에 관여하는 세포 내 물
질을 말한다. RNA의 한 종류인 마이크로RNA는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변이 단백질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최 대표는 “줄기세포의 마이크로
RNA를 활용해 악성 흑색종(멜라닌 세포의 악성화로 생기는 피부암), 유방암, 폐
암에 대한 항암제를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줄기세포 마이크로RNA의 항암효과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렇다. 암 환
자는 항암치료나 절개수술 등으로 암세포를 없애도 추후 병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남아있는 암 줄기세포가 새로운 암세포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줄기
세포 마이크로RNA 가운데 일부는 암 줄기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이를 활
용하면 암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암세포를 공격해서 죽이는 게 아니라 암세포의 발생 자체를 억제하기 때문에
특정 항암제가 듣지 않는 암세포만 살아남는 ‘내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줄기세포 마이크로RNA에도 종류가 많은데
이 가운데 두 가지에서 이러한 억제 기능이 있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
다.

악성 흑색종과 유방암 약은 동물실험 등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도출하고 있다. 폐암 약은 파이프라인 도출에 앞서 기초연구를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암 줄기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 마이크로RNA 두 가지를 이어 붙여
중합체(분자가 합해져 생기는 화합물)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 중이
다.

이밖에 줄기세포 마이크로RNA를 활용한 탈모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최 대표
는 “마이크로RNA는 본래 인체에서 유래하지만 일단 활용 가능한 물질을
찾아내면 화학적 공정으로 통해 인위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
다.

프로스테믹스는 화장품도 만든다. 지금까지 약 50종의 화장품을 시장에 내놨는
데 이 가운데 80% 정도는 엑소좀과 관련 있다. 종류는 스킨, 로션, 앰플, 마스
크팩 등 다양하다. 일부 제품은 중국, 일본,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약 30개국에
수출도 한다.

인체 유래 엑소좀 외에 다른 생물 종(種)에서 뽑은 엑소좀도 활용한다. 식물종
의 엑소좀은 ‘미세소낭’이라고 부르는데, 아스파라거스 미세소낭으
로는 탈모증상 개선 효과가 있는 ‘리클리 앰플’을 만든다. 산삼(山
蔘) 미세소낭은 피부 미백·광택에 좋은 화장품 브랜드 ‘302화이트
’의 에센스 스킨 등 제품을 만드는데 활용한다. 이밖에도 녹용, 유산균
등을 같은 방식으로 활용한 제품도 이미 출시했거나 출시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서강대 생명과학과에서 학사(1994년)와 석사(1997년) 학위를 받았다
. 콜마파마(옛 비알엔사이언스) 수석연구원, 산성앨엔에스 연구소장 등을 거쳤
다. 2013년 프로스테믹스에 연구소장으로 영입됐으며 지난 4월 대표로 선임됐다
. 박사학위는 프로스테믹스 연구소장으로 일하던 2016년 서울대에서 바이오엔지
니어링으로 받았다. 프로스테믹스는 박병순·최은욱 두 명의 공동대표 체
제로 운영되고 있다. 연구개발은 최 대표가 담당한다.

프로스테믹스는 2005년 설립됐으며 2015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외부 투자 없이
자기자본으로만 운영중이다. 매출은 2016년 141억여원, 2017년 65억여원이었다
. 영업이익은 2016년 43억여원 흑자에서 2017년 31억여원 적자로 돌아섰다. 최
대표는 지난해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이 적자가 된 데 대해 “거래처와의
이견으로 계약관계가 정리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
R&D에 돈을 많이 쓴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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