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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30일이면 만드는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한국경제 | 2018-07-26 17:25:32
[ 이우상 기자 ] “전기차 양산도 30일이면 가능합니다. 디지털카메라도
어렵지 않게 제조할 수 있습니다.”

허제 N15 대표(사진)의 말이다. N15는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m
iddot;생산지원 업체)다. 국내에서 하나뿐이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제
품 생산을 의뢰하면, 시제품 생산과 양산을 해줄 공장을 찾아주고, 품질 관리까
지 해준다. 필요하면 디자인 특허 등록과 패키징(포장 디자인), 마케팅까지 대
행한다. 허 대표는 “생산은 N15에 맡기고 기업은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만 집중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N15의 롤모델은 중국 선전에 있는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헥스’다
. 헥스는 드래곤이노베이션과 함께 대표적인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다. 허 대표
는 2015년 헥스를 직접 가보고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스타트업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같은 해 서울 용산구 나진전자상가 15동에 회
사를 열었다. 회사 이름이 N15인 이유다.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를 창업한 또
다른 이유에 대해 그는 “제조업도 정보기술(IT) 분야처럼 빠르게 변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이 만들고 싶은 제품을 들고 N15를 찾아오면 국내 150개사 공장 네트워
크를 활용해 제품 특성에 적합한 공장을 3~4곳 추천해준다. 정해진 날짜에 생산
될 수 있도록 일정 관리도 해준다. 허 대표는 “스타트업과 공장이 서로
만나 비용이나 일정 문제로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심지어는 아이디어만 있어도 제품으로 만들어준다. 지난해 8월 전자상거래업체
블랭크코퍼레이션이 ‘혀클리너’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해왔다. 혀
에 있는 세균을 제거해주는 제품이란 것 외엔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N
15는 먼저 시장에 나온 기존 제품을 분석해 디자인 시안을 확정한 뒤 기능 설계
에 들어갔다. 돌기 개수를 1개부터 7개, 높이는 30가지, 손잡이 크기를 14종으
로 나눠 총 490개 경우의 수를 모두 테스트했다. 3개월 후 50만 개를 양산했다
. 초기 생산 물량이 ‘완판’돼 500만 개를 추가로 생산했다. 허 대
표는 “단순 제조 전문가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전문가까지 다양한 네트워
크를 갖춰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과 공장 윈윈 구조

N15를 설립한 뒤 허 대표는 1주일 중 나흘을 구미 안산 등 공장이 몰려 있는 산
업단지에서 보냈다. 공장을 찾는 게 목적이었다. 스타트업이 원하는 소량을 만
들어주겠다는 곳이 별로 없어 더 어려웠다. 설립 첫해에 파트너 공장 70곳을 선
정하고, 이듬해 140여 곳으로 늘렸다.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에도 파트너 공장
40곳을 확보했다. 공장과 파트너십을 맺을 때는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설득했다
. 소량이라도 스타트업 제품을 일정에 맞춰 만들어주는 업체에 일감을 더 몰아
줬다.

지금까지 N15에 제품 생산을 의뢰한 스타트업은 96곳이다. 20여 개 아이디어를
제품 양산으로 연결했다. 음성인식 이동형 냉장고 또한 회로와 펌웨어 설계를
지원해 의뢰 후 35일 만에 시제품을 제작해 고객사에 제공했다.

N15는 ‘액셀러레이터’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
의 제품 아이디어는 좋은데 양산 비용이 부족하면 직접 투자에도 나설 예정이다
.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를 전문적으로 맡는 ‘N15 파트너스’도 최근
분리했다. 허 대표는 “스타트업이 우리를 믿고 찾아오는 까닭은 중간 과
정에서 커미션을 떼어 가는 ‘생산대행사’가 아니라 액셀러레이터이
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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