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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투자만으론 아프리카 발전 못해… 한국이 '고기 잡는 법' 알려달라"
한국경제 | 2018-08-03 17:12:37
[ 강경민 기자 ] “동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위해선 인프라 건설
뿐 아니라 한국을 선진국으로 발돋움시킨 기업가정신과 높은 교육열을 본받아야
합니다.”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lsqu
o;글로벌피스 리더십 콘퍼런스 2018’에 참석한 동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은
빈곤 탈출을 위해선 젊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기업가정신 육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로와 교량 같은 인프라 건설 등 단순한 ‘물량 지원&rsq
uo;을 넘어, 현지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육성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물량 지원만으로는 발전 불가능”

글로벌피스재단(GPF)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도덕적·혁신적 리
더십-지속가능한 평화와 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주제로 삼았다. 동아프리
카 발전방안을 논의한 콘퍼런스에서 핵심 화두는 ‘기업가정신’과
‘교육’이었다. 행사를 주최한 문현진 GPF 의장은 “아프리카
국가는 안보와 정권의 부패 문제 등으로 외국인 투자가 쉽지 않다”며 &
ldquo;기업가정신에 바탕을 둔 가치를 아프리카에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
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을 비롯해 가스톤 신딤워 부룬디
부통령, 타반 뎅 가이 남수단 부통령, 아마니 아바이드 카루메 전 잔지바르 대
통령 등 동아프리카공동체(EAC) 6개 회원국의 대통령, 부통령 등 정상급 인사가
참석했다.

우간다와 케냐, 탄자니아, 르완다, 남수단, 부룬디 등 6개 나라로 구성된 EAC
국가들은 인도양과 접한 물류 요충지에 있어 아프리카 대륙 진출을 위한 교두보
로 불린다. 원유와 천연가스, 텅스텐 등 막대한 양의 천연자원도 아직까지 개발
되지 않은 채 매장돼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
근 몇 년 새 잇달아 이들 국가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아프리카 외교를 벌이는
것도 이른바 ‘자원 외교’의 일환이다. 중국은 2016년 EAC 국가들
을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6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일본도
300억달러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동아프리카 국가
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5~7%대에 이를 정도로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의 이 같은 막대한 물량공세를 통한 ‘자원 외교&rsqu
o;로 인해 오히려 현지에선 거부감이 작지 않다는 게 동아프리카 국가 전&midd
ot;현직 수반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보유한 자원만을 노
린 투자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도 “동아프리카 국가에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현지 인력의 역량을 향상시
킬 기업가정신과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반드시 배워야 할 모델”

행사 참석자들은 최빈국에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의 산업화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동아프리카 전·현직 수반들은
한국을 ‘반드시 배워야 할 모델(must be the model)’이라고 강조
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처럼 식민지 경험을 거쳤지만 불과 수십 년 만에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이야말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이라는 것
이 이들의 설명이다.

카루메 전 잔지바르 대통령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선진국으로
발돋움시킨 기업들의 노하우를 동아프리카 국가들에 전수해 달라”고 당
부했다. 동아프리카 국가 수반들은 아프리카 발전을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고기를 잡아주는 것’을 넘어 ‘고기를 잡는 법’을 가
르쳐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아프리카의 가장 큰 힘은 방대한 양의 천연자원이 아니라 ‘블루 다
이아몬드’로 불리는 젊은 중산층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아프
리카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자원을 뺏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와 한국이 서
로 상생할 수 있는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며 “한국이 아프리카 국
가들에 중요한 교훈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故)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3남인 문 의장은 2009년 비영리 시민단체인 GPF를
설립했다. 이 재단은 매년 세계 각국을 돌며 정치·경제·사회 문
제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회의를 열고 있다.

캄팔라=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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