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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 명가" 꿈꾸는 한국GM…관건은 가격, 트래버스·콜로라도
프라임경제 | 2018-08-14 16:51:13
[프라임경제] "SUV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 본토에서 성능과 가치가 확인된 유수의 글로벌 SUV의 국내시장 출시를 통해 지금껏 쉐보레가 국내시장에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면모로 고객요구에 부응할 계획이다."

지난 6월6일 2018 부산국제모터쇼 개막에 앞서 진행된 전야제에서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은 국내시장 공략의 주요 분야인 SUV 제품 출시계획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덧붙여 데일 설리번(Dale Sullivan)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사장은 "SUV모델의 내수시장 판매비중을 향후 63%까지 끌어올려 쉐보레 브랜드의 진면모를 보여드릴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이처럼 한국GM은 SUV에 강점을 가진 쉐보레 브랜드의 경쟁력을 적극 활용해 제품군을 확대함으로써 자신들을 밀어내고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동시에 RV 명가라 불리는 쌍용자동차와 유사한 행보를 펼칠 계획임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리고 그런 한국GM이 선택한 모델은 바로 중형 SUV 이쿼녹스(Equinox)를 비롯해 △대형 SUV 트래버스(Traverse) △픽업트럭 콜라라도(Colorado)다. 이를 통해 한국GM은 소형 SUV 트랙스를 시작으로 중형, 대형, 픽업트럭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이 중 쉐보레 SUV 라인업의 개막을 알릴 모델로 야심차게 선택된 이쿼녹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29만대 연간판매고를 기록했을 정도로 소위 잘나가는 모델이다. 이 때문에 한국GM은 6~7월이면 자신들이 준비한 초도물량 2000대 정도가 충분히 완판 될 것으로 기대했던 상황.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쿼녹스는 기대의 절반도 안 되는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오히려 한국GM의 경영정상화에 찬물을 끼얹은 상태다. 이쿼녹스는 출시 첫 달인 6월 385대, 이어 7월에는 전월 대비 50.4% 감소한 191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쿼녹스의 성적이 더욱 처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경쟁모델들의 선전이다. 현대자동차의 싼타페가 7월 9893대가 팔리며 5개월 연속 내수 전체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한 것을 비롯해 기아자동차 쏘렌토는 6056대를, 르노삼성자동차의 QM6도 2842대가 판매됐다.

이에 대해 업계는 한 발 늦은 투입과 가격정책, 넘치는 경쟁모델 등을 이쿼녹스의 실패요인으로 꼽고 있다.

먼저, 이쿼녹스는 트래버스와 함께 지난해부터 국내 자동차시장이 SUV모델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진 만큼 부진하는 캡티바와 올란도를 대체할 모델로 꾸준히 거론됐다. 하지만 한국GM은 승부수를 띄워야 할 타이밍임을 놓치고 1년이 훌쩍 넘긴 뒤에서야 이쿼녹스를 출시했다.

이와 함께 이쿼녹스는 제2의 크루즈라고 불릴 정도로 출시와 동시에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가격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크루즈도 경쟁모델 대비 높게 책정된 가격이 변수로 작용해 가격논란에 시달리다 신차효과는 누려보지도 못하고 결국 최근 단종이 결정됐다.


또 중형 SUV라는 세그먼트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세그먼트 중 하나다. 그런 상황에서 경쟁모델들이 이쿼녹스 대비 큰 덩치와 다양한 엔진라인업을 갖춘 것과 달리 이쿼녹스는 오직 1.6ℓ 디젤엔진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기에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해도 한국GM이 이쿼녹스와 트래버스의 국내 판매를 선택할 경우 RV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왔다"며 "하지만 시장흐름에 대처하지 못한 채 소비자들의 욕구변화를 읽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움직인 것이 패착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수입판매 모델이라 수입차가격으로 책정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소비자들이 쉐보레 모델을 수입차로 볼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게 중요하다"며 "신차가 나올 때마다 매번 가격정책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데도 한국GM 경영진들은 바뀔 마음이 전혀 없다는 사실도 가장 큰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는 이쿼녹스의 후속주자인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조기투입 예상과 더불어 신중한 가격책정을 펼쳐야만 성공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업계는 대형 SUV와 픽업트럭 시장의 경우 경쟁모델이 적은 만큼 이쿼녹스와 달리 트래버스 및 콜로라도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직접적인 경쟁모델로는 각각 △포드 익스플로러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트래버스는 현대차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모델이자 일명 '팰리세이드(Palisade)'라 불리는 경쟁자가 추가될 수도 있는 상황.

즉, 한국GM이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고자 하는 의지만 강하다면 망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는 이쿼녹스를 대체할 모델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많았던 상황이었지만,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그보다 덜해 이쿼녹스처럼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앞서 크루즈나 이쿼녹스를 통해 배웠던 것처럼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역시 가격 때문에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한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한국GM은 자신들이 고집하는 가격책정에 대해 조금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한국GM 관계자는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한국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판단하고 있고, 한국GM의 SUV 라인업 확장 등에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시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적합한 시기에 대해 스터디를 해야 하고, 수익성 확보 등 고려해야할 부분도 많아 올해 연말에나 공유가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데일 설리번 부사장은 가격정책 논란에 대해서는 "한국GM은 소비자에게 쉐보레의 안전성과 가치를 우선적으로 피력하고 싶다"며 "자동차의 시작점은 가치고, 가격은 그 다음이다"라고 피력했다.

더불어 "가격은 언제든지 조절이 가능하지만 소비자들이 보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가격대비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지를 본다"라고 부연했다.



노병우 기자 rbu@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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