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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신용등급 강등…리라 3% 급락
파이낸셜뉴스 | 2018-08-19 14:01:05
터키 위기가 좀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리라 회복세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내년 경기침체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전날 미국과 긴장 고조를 이유로 터키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터키 신용등급이 등급 강등 전에도 이미 투자부적격 수준인 정크본드 영역에 있던 터라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S&P는 ‘급격한 리라 변동성’을 들어 터키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한 단계 낮췄다. S&P는 성명에서 터키가 내년에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면서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성명은 “내년 경기침체를 예상한다”면서 현재 16% 수준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은 리라 급락 여파로 수입물가가 뛰면서 연말께 22%까지 치솟고, 내년 중반이나 돼야 2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S&P가 터키 등급 강등에 나선 뒤 무디스도 곧바로 같은 조처를 취했다.

무디스는 터키 위기가 신속히 해결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면서 신용등급을 ‘Ba2’에서 ‘Ba3’로 한 등급 떨어뜨렸다.

무디스는 “최근 금융경색 해소를 위한 포괄적이고 효율적인 경제계획을 구체화하는 것이 지연되거나 결여됐다는 것은 명백히 터키의 정책 예측가능성과 효율성 감소를 가리키고 있다”면서 “터키의 외부 자금조달 필요성은 여전히 상당하고, 국제수지 위기가 지속될 위험 역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S&P와 무디스의 등급 강등은 앞서 이날 오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피치가 터키 위기에 대해 경고한 뒤 나왔다.

이미 지난달 터키 신용등급을 낮춘 피치는 이날 성명에서 경제적 난관이 심화되고 있지만 터키의 “정책대응은 불완전하다”면서 터키가 리라와 경제를 적절한 시간 안에 안정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비관했다.

리라는 14일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5.5% 뛰었지만 신용등급 강등, 미국과 꼬인 외교관계에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이날 다시 3.1% 급락했다. 터키 정부의 잇단 대책과 터키 중앙은행(CBRT)이 기준금리를 명시적으로 올리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은행들에 오른 기준금리로 자금을 대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의 상승반전이 1주일도 가지 못했다.

향후 전망은 신용평가사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밝지 않다.

2016년 터키 당국이 당시 실패한 쿠데타와 연루된 혐의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구금하면서 빚어진 양국 외교관계 경색은 지난달 양국간 협상이 실패로 끝나면서 이달초 터키 법무, 내무장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로 이어졌다. 또 지난주에는 미국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터키와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을 내비치고는 있지만 브런슨 목사 석방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후속 협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미국은 15일을 석방 마감시한으로 제시한 바 있다.

결렬된 협상에서는 브런슨이 먼저 석방 되면 이란 경제제재 위반 유죄로 미국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터키 국영은행 할크방크 직원인 메흐메트 하칸 아틸라를 터키로 돌려보내 잔여 형기를 터키 교도소에서 채우도록하고, 이후 터키는 4명 이상의 미국인을 석방하는 것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앞서 미국의 석방 요구에 구금보다는 느슨한 가택연금으로 대응했던 터키는 수십억달러 벌금 가능성을 포함해 할크방크에 대한 모든 제재 위반 건을 미국이 기소면제해줄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그렇지만 기소면제는 권한 밖이라는 점을 터키에 강조해왔다. 미국은 뉴욕남부 연방지검의 기소라는 법적 절차에 개입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 가운데 하나인 보수 기독교 단체가 브런슨 석방을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에서 터키의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였던 이스라엘 억류 터키 여성 석방을 타결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석방을 부탁해 성사시킨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터키는 이미 오래 전에 브런슨을 석방해야 했다”면서 “내 생각으로는 터키는 매우,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고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따라서 우리는 아직 끝을 보지 못했다”면서 “그저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가 대응을 강력히 시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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