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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파격 상생'… 벤처 신약 글로벌 임상비용 모두 댄다
한국경제 | 2018-09-06 17:29:41
[ 양병훈 기자 ] 삼성바이오에피스(대표 고한승·사진)가 바이오 스타트
업(신생 벤처기업)의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임상 비용과 제품 상업화를 지원하는
상생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7000억~8000억원에 이르는 글로벌 임상비용 대부분
을 삼성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5종이 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의 글로벌 임상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까지 제공한다. 이를 계기로
비용 부담 때문에 글로벌 임상을 주저해온 바이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이 탄
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상설계부터 허가까지 원스톱 지원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 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수립하고 지원 대상 물색에 착수했다. 현
재 복수의 후보군을 선정해 선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대상은 전 임상을 마치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단계에 접어든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1~3상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이 모두 지원 대상이
다. 임상을 마친 뒤 생산공정 개발, 허가, 출시 등 사후 단계 지원도 염두에 두
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지원 대상 스타트업과 협의해 상황에 맞게 조율할 계
획이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자금의 대부분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부담할 계
획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드는 돈은 7000억~
8000억원 수준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판매 수익의 일
정 비율을 받아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이번 협업 프로그램은 수익을 얻는 게 목적
이 아니라 국내외 바이오 스타트업을 지원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것
”이라며 “수익 사업과 사회공헌 사업으로서의 성격이 반반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활성화로 산업 생태계 조성”

바이오벤처가 글로벌 임상을 직접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 임상비용
도 천문학적이지만 해외 현지 사정과 임상 노하우까지 갖고 있어야 한다. 현지
의료계와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이 가능성 높은 후보물질
을 확보했더라도 글로벌 임상에 어려움을 겪거나 개발 도중 다국적 제약사에 기
술수출을 하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부가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임상 1상
에 진입했더라도 상업화에 성공할 확률은 10% 안팎이다. 그만큼 실패 확률이 높
다는 얘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바이오 스타트업의 임상 성공 확률을 끌어올
리고 개발 위험까지 떠안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글로벌 임상
의 실패 부담까지 떠안는다는 방식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는 흔치 않다”
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임상대행업체(CRO)들과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
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은 CRO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익을 내세운 글로벌 CRO에 바이오 스타트업이 휘둘리는 일이 많다&rd
quo;며 “대기업인 삼성이 임상을 맡으면 이런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설립 5년 만에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인 베네팔리 등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유럽 등지에서 판매 허가를 받는 등 개발 속도에서 경쟁사를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에 여러 개의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개발
할 수 있었던 것은 초창기부터 글로벌 임상 노하우를 쌓는 데 주력한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이르면 연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
이라며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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