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말 그대로 지옥, 떠나고 싶다"… 김포신도시 주민의 호소
한국경제 | 2018-09-11 09:03:03
[ 이정선/최진석/양길성 기자 ] “2기 신도시 실패 사례를 ‘반면교
사’로 삼아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2000년대 택지개발 성공&middo
t;실패 사례를 참고해 새 택지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주 옥정&midd
ot;회천, 파주 운정, 김포 한강 등 2기 신도시 4곳은 서울 집값 안정에 별 도움
이 안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서울에서 너무 멀고 전철망도 없거나 충분
하지 않아서다. 반면 서울 강북 뉴타운과 판교신도시는 성공 사례로 꼽았다. 기
반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 시내에 있거나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 강남 수요 분산
에 톡톡히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 택지를 공급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전철망을 확실히 갖출 것도 주문했다. 2기 신도시와 서울을 연결
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도 서둘러 건설해 2기 신도시의 취약점을 보완해
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수요 분산효과 미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파주, 김포, 양주옥정 등 3개 2기 신도시의 입주물량
은 3만5181가구에 이른다. 양주옥정(2038가구), 파주운정(1만964가구), 김포(2
만2179가구) 등이다. 서울 연간 아파트 수요량인 5만 가구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만한 물량이다.

하지만 수요자들이 외면하면서 아파트값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감정
원에 따르면 김포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전달 대비 0.29% 떨어졌다. 파주
시는 같은 기간 0.46%, 양주시는 0.24% 하락했다. 적게는 7조원(양주신도시)에
서 많게는 13조원(파주운정)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개발한 신도시들이 서울
집값 안정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주신도시 회천지구는 수요가
부족해 지구 지정 시점에서 10년 이상 지난 올해 용지 공급에 나섰다. 인천 검
단신도시는 수요가 부족해 절반 정도만 개발하기로 했다.

서울 도심에서 반경 20㎞ 이내에 건설된 분당,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와 달
리 반경 30~40㎞ 권역에 건설된 태생적인 입지의 한계가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
다. 그나마 판교 위례 등 서울과 접한 곳에 조성된 2기 신도시는 서울 수요 분
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여기서도 교통망이 제때 갖춰지지 않아
입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정부 교통행정의 난맥상이 집약된
대표적 사례다. 2008년 수립된 광역교통계획이 10년이 지나도록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다.


◆“교통 인프라 부족”

이처럼 열악한 입지여건을 보완하려면 GTX나 서울 지하철 연결 등 광역교통망
개선이 수반돼야 하지만 교통망 신설은 10년 가까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엔 아직 전철이 없다. 대중교통이 버스뿐이다. 광역버스(8600번
, 1004번) 등을 타면 광화문까지 1시간을 훌쩍 넘긴다. 공기 지연으로 오는 11
월 예정이던 김포도시철도(한강신도시~김포공항) 개통은 내년으로 넘어갔다.

김포신도시 주민 강휘호 씨(27)는 “서울을 오가는 데 2시간 넘게 걸리다
보니 서울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지옥”이라며 “신도시 안에 조성된
버스 노선도 배차 시간이 길고 노선이 한두 개에 그쳐 취업 후엔 서울로 이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정지구와 회천지구로 이뤄진 양주신도시는 2기 신도시 중에서도 교통이 가장
열악하다. 옥정지구는 지하철은커녕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광역버스도 없다.
2009년 6월 입주한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는 서울 광화문까지 출퇴근 시간이 차
로 1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검단신도시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한 중견 건설회
사 대표는 “검단신도시는 용지 입찰에 참여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rdq
uo;며 “서울과 바로 연결되는 전철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기반시설을 제대로 조성하지 않고
주택 공급에만 급급한 현행 택지개발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rdq
uo;며 “지금이라도 교통망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적재적소’에 택지 공급해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신규 택지지구를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
원이 공개한 8곳의 신규 택지 후보지 중엔 서울 집값 안정 효과를 보기 어려운
곳이 많다는 지적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정부는 공급 규모 부
풀리기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서울의 집값이 올라가는 건 서울을
쉽게 오갈 수 있는 ‘서울세력권’에 대한 수요자의 열망이 크기 때
문”이라며 “도심지역을 개발하거나 서울 강남 등과의 접근성이 좋
은 지역을 신규 택지로 지정해야 집값 안정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정선/최진석/양길성 기자 leeway@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