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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1개 내부, 세계 최초로 들여다봤다..“원자, 메모리 단위 가능성 확인”
뉴스핌 | 2018-10-19 08:08:00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양자컴퓨터, 초소형컴퓨터 등 차세대 정보처리장치 구현을 위해서는 정보를 저장하는 단위를 줄여야 한다. 원자 단위의 핵스핀은 유력한 초소형 메모리 후보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특성이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 연구기관이 세계 최초로 고체 표면 위 단일 원자의 스핀과 이로 인한 초미세 상호작용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하나의 원자가 정보를 오랫동안 저장하는 메모리 단위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이화여대 물리학과 석좌교수) 연구진은 미국 IBM 알마덴연구소와 공동으로 고체표면 위에 놓인 단일 원자의 특성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이날 게재됐다. 

 
[그림] 단일 원자의 핵스핀 측정 연구 모식도 : 연구진은 산화마그네슘(MgO) 기판 위에 원자를 올려두고,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원자핵의 스핀 특성을 관찰했다. 스핀은 일종의 회전하는 막대자석에 비유할 수 있다. STM은 뾰족한 금속 탐침을 이용해 표면의 형상을 원자 단위로 파악하는 기술로 표면 위 원자의 위치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2018.10.19.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의 반도체는 더 이상 집적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다. 더 작고, 빠르면서도 연산능력은 대폭 높인 차세대 전자소자 구현을 위해서는 현재의 디지털 소자가 아닌 새로운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 과학자들이 거시 세계를 벗어나 미시 세계에서 전자소자를 구현하려는 이유다. 

전자소자는 정보를 저장하고 연산하기 위해 자성을 활용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데는 ‘스핀(Spin)’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스핀은 원자핵이나 전자가 갖는 값으로, 자전운동에 따라 보통 위(↑)나 아래(↓)의 방향성을 갖는다. 핵스핀과 전자스핀은 서로 밀어내거나 끌어당기는 ‘초미세 상호작용’을 하며 원자의 전자기적 특성을 결정한다. 

따라서 개별 원자가 저장장치이자 회로가 되는 차세대 양자 전자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단일 원자의 스핀 특성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자스핀과 달리 핵스핀은 현재까지 단일 원자 단위에서 측정이 어려웠다. 원자의 핵스핀이 내는 에너지는 매우 약해 지금까지 수백만 개 원자핵들의 신호를 한꺼번에 읽어서 특성을 유추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IBS 연구진은 뾰족한 금속 탐침으로 표면을 읽어 원자를 관찰할 수 있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과 원자핵의 스핀과 전자스핀 사이 서로 밀어내거나 끌어당기는 상호작용으로 원자의 자기적 특성에 영향을 주는 전자스핀공명(ESR) 기술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에너지분해능(정밀도)을 1만배 높여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신체 내부를 진단하듯 고체표면 위 원자 한 개의 핵스핀을 측정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은 고체 기판 위 원자가 놓인 위치에 따라 소자의 전자기적 특성이 달라짐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개별 원자가 저장장치이자 회로가 되는 차세대 전자소자 설계에 핵심원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성과는 향후 양자정보를 저장하고 연산하는 양자컴퓨팅용 소재를 선별하는 기술로 응용될 수 있다. 원자가 메모리이자 회로가 되는 고체 기반 차세대 전자장치 설계에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연구진. 왼쪽부터 공동 교신 저자인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이화여대 물리학과 석좌교수), 제1저자인 필립 윌케 연구위원(이화여대 물리학과 박사후 연구원), 공동 저자인 최태영 연구위원(이화여대 물리학과 조교수). 2018.10.19.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하인리히 단장은 “이번 연구는 다수의 원자의 특성을 토대로 쓰인 기존 물리학적 지식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현존하는 물리 이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는 연구에 돌파구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 

 

kimy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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