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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QO 수락" 류현진 ‘FA 재수’ 성공할까
파이낸셜뉴스 | 2018-11-14 17:41:05

어쩌면 그의 인생에서 가장 긴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류현진(31.LA 다저스.사진)이 지난 13일(한국시간) 구단으로부터 제시받은 퀄리파잉 오퍼(이하 QO)를 수락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1790만달러(약 200억원)를 손에 넣었지만 재수생의 신분으로 내년 겨울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노크해야 한다.

류현진은 아마도 불면의 밤을 보냈을 것이다. QO를 걷어차고 장기 계약의 길로 가나, 아니면 일단 받아들이고 내년을 기약하나. 그의 결론은 재수였다. 류현진이 현명한 판단을 내렸을까.

과거의 두 선수의 예를 살펴본다. 류현진을 포함해 지난 7년 동안 QO를 제시받은 선수는 총 80명이다. 이들 가운데 구단의 제안을 수락한 선수는 6명뿐이었다. 그 6명 가운데 이듬해 연봉이 오른 선수는 매트 위터스(32.워싱턴 내셔널스)가 유일하다.

그와 연봉 삭감의 쓰라림을 맛본 브렛 앤더슨(30.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예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앤더슨은 1년 전만해도 류현진의 팀 동료였다. 다저스는 2015년 10승(9패)을 기록한 앤더슨에게 1580만달러의 QO를 제안했다.

당시 28세의 앤더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잔부상에 시달려온 앤더슨은 1년 후로 대박의 꿈을 미뤘다. 2016년 앤더슨은 1승(2패)에 그쳤다. 등판 횟수는 단 4경기. 앤더슨은 그해 겨울 650만달러에 시카고 컵스와 1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다시 1년 후엔 오클랜드와 400만달러에 사인했다.

매트 위터스는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골드글러브와 올스타에 뽑힌 포수다. 그러나 2014년 FA를 한 해 앞두고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류현진을 포함해 QO를 받아들인 선수들의 공통점은 부상이다. 그로 인해 대박 가능성이 무산되면서 재수 선언을 선택했다.

위터스는 2015년 가을 1580만달러의 QO를 제시받고 이를 수락했다. 그리고 2016년 124경기에 출전해 건강함을 과시했다. 워싱턴은 그에게 1050만달러의 연봉을 제안했다. QO 액수보다는 줄었지만 2년 전 연봉에 비하면 늘어난 금액이었다.

다시 류현진으로 돌아간다. QO를 제안받은 선수가 이를 거절하면 그와 장기 계약한 구단은 신인 드래프트 상위권(통산 1~3순위.류현진의 경우 전체 3순위)과 외국인 선수 계약금 양도라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런 제약으로 인해 시장은 류현진의 장기 계약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MLB닷컴이 예상한 류현진의 계약 조건은 3년 3300만달러. 내년 가을에도 이 금액을 받을 수 있으면 류현진은 사실상 4년 5090만달러(QO 금액 포함)를 확보하는 셈이다.

아마도 이런 계산을 하고 류현진은 다저스의 QO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내년에 30경기, 두 자리 수 이상의 승수를 올려 다시 한 번 장기계약에 도전하겠다는 속셈이다. 과거의 예로 보면 전망은 밝지 않다. QO를 받아들인 6명 가운데 오직 한 명만 연봉 인상에 성공했다. 그러나 내년에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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