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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브렉시트案에 영국 대혼란…재투표하거나 '노딜' 가능성
한국경제 | 2018-11-16 17:37:38
[ 설지연 기자 ] 유럽연합(EU)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rs
quo; 합의안이 발표된 뒤 영국이 대혼란에 빠졌다. 테리사 메이 총리(사진)가
EU 측과 20여 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마련한 초안을 놓고 정치권은 물론 내각에
서도 벼랑 끝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대파들은 EU 내에서 투표권도 없는데 브렉시트 혼란을 줄이기 위해 최소 202
0년까지 관세동맹에 잔류해 EU 규정에 따라야 하는 데 대한 불만이 크다. 브렉
시트 의미가 퇴색될 뿐 아니라 국가 주권을 포기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
에 의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메이 총리 불신임 투표 가능성도 거론되
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오는 25일 특별 정상회담을 열고 영국과
27개 회원국이 협정에 공식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영국 내부 갈
등으로 브렉시트가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
다.

메이 총리는 지난 14일 EU와 마련한 브렉시트 협상안 초안에 대해 5시간 마라톤
회의를 거친 끝에 ‘공동 결정’으로 내각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
했다. 하지만 약 30명으로 구성된 내각 구성원 가운데 11명가량이 초안에 반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강행된 데 대한 부작용은 즉각 나타났다. 메이 총
리의 성명 발표 다음날 5명의 각료가 잇따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브렉시트 협
상을 주도한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 담당 장관마저 “국민에 대한 배신&rd
quo;이라며 15일 사임했다.

랍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협상안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어 양심상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이 EU 동의 없이는 관세동맹에서
나갈 수 없도록 한 ‘안전장치(백스톱)’ 합의도 지지할 수 없다&rd
quo;고 했다. 남은 각료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집권 보수당의 EU 탈퇴파 의원들은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서한을 제출했다.
이들은 협상안에서 정한 2020년까지 관세동맹 잔류를 통해 브렉시트 효력을 유
예하는 전환 기간이 무기한 연장될 수 있다는 점,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사
실상 EU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보수당 당규에 따르면 315명의 소속 의원 중 15%인 48명이 서한을 제출하면 불
신임 투표가 열린다. BBC는 아직 48명이 채워지진 않았다고 보도했다. 만일 재
신임 투표가 열리고 과반수가 불신임 표를 던지면 메이 총리는 당 대표와 총리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내각에서조차 반대가 많아 합의안이 12월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
측이 지배적이다. 보수당 의석은 하원 650석 중 315석으로 과반이 안 되고 당내
반대도 많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지금 상태로는 100여 표가 모자랄 것
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협상안이 영국 의회에서 부결되면 메이 총리는 실각하고 조기 총선이 열릴 수
있다. 노동당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도 하지 못한 채 탈퇴하는 ‘노딜 브렉
시트’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브렉시트 자체가 좌절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ld
quo;영국이 브렉시트 계획을 취소하고 EU에 남기로 결정하면 이를 환영할 준비
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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