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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역전된 美 국채 3년·5년물 금리…짙어지는 '불황 그림자'
한국경제 | 2018-12-05 01:20:09
[ 김현석 기자 ]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 아래로 급락하며 2년물 국채
와의 금리 격차가 2008년 이래 11년 만에 가장 좁혀졌다. 또 3년물과 5년물 국
채 금리는 10년 만에 처음 역전됐다. 채권시장이 경기 침체를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6~24개월 내 침체를 경고하는 강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미 국채 만기별 수익률을 그래프로 표시한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의 평탄화
도 미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 미 경기가 정
점에 도달해 앞으로 금리가 많이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또 미국과 중국이 앞으로 90일간 진행할 협상에서 완전
합의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중은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뒤 추가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휴전했지만, 우려 여전한 통상전쟁

3일(현지시간)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
률(금리)은 전장보다 2.5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990%로 마감됐다. 연
3%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13일 이후 거의 석 달 만이다. 30년물 국채 수
익률도 3.4bp 하락한 연 3.276%를 나타냈다. 장기 채권 금리가 하락한 것이다.


반면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 국채인 2년물 금리는 2.3bp
오른 연 2.833%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는 전날 20.4
bp에서 이날 15.7bp까지 축소됐다. 최근 11년 내 최소 폭이다.

10년물은 장 초반엔 연 3.050%까지 올랐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90일 내
타결되기 어렵다는 관측 속에 하락세로 반전됐다. 경기와 시장 불안 우려는 커
졌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두드러졌다. 시간 외 거래에서 금리 하락세는 더 가
팔라졌다. 이날 밤 10년물은 연 2.937%까지 내렸다.


알렉 필립스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미·중 양국이 협상 의지를 보
여줬지만 여전히 타결에 이르는 건 힘들다”며 “향후 3개월간 타결
가능성을 20%로 본다”고 했다. 엘렌 젠트너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최종 해결책이 나오기 전에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5년물 국채 금리는 연 2.834%로 2009년 1월 이후 처음 3년물 금리(연 2.8
38%)를 밑돌았다. 만기가 더 긴 5년물 수익률이 만기가 짧은 3년물보다 낮은 금
리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안 린젠 BMO캐피털 채권 대표는 “3년물
과 5년물 간 수익률 역전으로 2년물과 10년물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역전될 것
이란 믿음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은 그전에도 있었고, 그때마다 일정한 기간 뒤 경기
침체가 찾아왔다. 월가 분석가들은 1955년 이후 아홉 번의 금리 역전이 있었고
6개월~2년 뒤 침체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년물과
5년물 수익률 역전은 투자자들이 Fed가 2022~2023년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리 많이 올리기 힘든 美 경기

10년물 국채 금리는 Fed의 공격적 금리 인상 전망에 지난 9월 연 3.25%까지 올
랐으나 최근 급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무역전쟁으로 미국 경
제도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져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줄곧 자랑해
온 대규모 감세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정책금리가 중립금리 아래에 있
다”고 말한 뒤 장기 금리 하락세가 심해졌다. JP모간은 “당초 시장
은 Fed의 금리 인상 정책의 정점을 2020년으로 봤지만, (파월 의장 발언으로)
2019년 말로 바뀌었다”며 “이런 변화가 채권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아트 캐신 UBS 이사는 “Fed는 내년에 금리를 세 번 올린다는 입장이지만
미 경제가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고 말했다. 월
가의 한 채권 트레이더는 “Fed는 이달에 한 번, 그리고 내년 한두 번 더
금리를 올린 뒤 더 이상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미 경제는 강하지만 예상에 못 미치는 경제 지표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날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9.3으로 전달
57.7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IHS마킷이 공개한 11월 제조업 PMI는 전월 55.7에
서 55.3으로 하락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건설지출도 0.1% 감소해 예상(0.
3% 증가)을 밑돌았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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