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車·노동 패러다임 변화 두려운 귀족노조…‘광주형 일자리’ 어깃장
edaily | 2018-12-05 18:37:12
- 현대기아차 노조, 오늘부터 각 2시간씩 부분파업 돌입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사회 통합형 일자리를 만들고 어려움에 빠진 국내 자동차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기획된 ‘광주형 일자리’에 현대자동차 노조가 불법파업이라는 초강수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5일 광주형 일자리 공식 체결과 상관없이 일단 경고성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6일 오전, 오후 출근조가 각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임금 및 단체협상이 마무리돼 쟁의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데도, 광주형 일자리를 저지하기 위해 불법파업에 나선 것이다.

하부영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은 집회에서 “이번 파업은 불법이지만 한국 자동차 노동자 전체를 위한 투쟁이기 때문에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일감 뺏길까 두려운 노조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와 현대차가 광주에 합작법인을 세워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장을 짓고 1만2000여개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연봉은 기존 자동차 생산직의 ‘반값’ 수준이지만, 정부와 광주시가 주거·육아·여가생활 등 생활기반과 복지를 제공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포함되고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반값 연봉과 복지를 결합한 고용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조가 반대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고용안정이다. 노조가 한국자동차 산업과 현대차의 위기를 거론하며 대의명분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4차 산업혁명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급변하는 전환기 속에 무엇보다 기득권에 속하는 현대차 노조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기저에 깔려있다. 하 지부장은 “광주형 일자리 관련 조합원들의 물량과 고용에 대해 고용안정위원회에서 ‘고용안정 특별협약’을 요구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신규 공장 설립으로 생산 물량을 뺏긴다고 생각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1996년 현대차 아산공장, 1997년 한국GM 군산공장 이후 20여년간 전무했던 국내에 신규 공장 설립이라는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자사 물량을 다른 회사에 위탁해 생산하는 것은 일감을 빼앗긴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경형 SUV 차종 이외도 생산을 배정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어 이럴 경우 현대차 기존 공장의 일감은 줄어들고, 잔업이나 특근이 사라져 손에 쥐는 소득도 떨어지게 될 것을 우려한다.

◇ ‘저효율·고비용’ 구조 깰 노동시장 패러다임 변화 실험

무엇보다 광주형 일자리가 산업과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을 두려워한다. 특히 기득권을 갖고 있는 기존 노조에게 광주형 일자리는 불편한 존재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가 본격화 되면, 사회 전반적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저효율·고비용’ 구조를 깨자는 움직임 강해질까 하는 두려움이 크다.

2005년 5009만원이었던 완성차 5개사의 평균임금은 지난해 9072만원까지 급상승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기준 연평균 9200만원을 받았다. 이에 반해 광주형 일자리는 ‘반값 연봉’이다. 광주시는 이번 협상에서 적정 초임 평균 임금을 절반보다 더 낮은 3500만원 안팎으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년 파업을 볼모로 임금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던 노조는 앞으로의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할 명분이 사라진다. 노사관계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할 것도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는 400만대 밑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 만에 최악의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판매실적도 2015년 801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788만대(2016년), 725만대(2017년)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겪은 현대차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까지 주저앉았다.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저렴한 생산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현대차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가 생산할 자동차 공장을 짓는 일임에도 현대차 노조의 입장이 배제되는 것도 불만의 원인 중 하나다. 현대차는 신차를 생산할 때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한데 광주형 일자리 같은 신규 투자 건에 대해서도 노사간 상의가 전제돼야 한다. 현대차 노사 단협 40조(하도급)와 41조(신기술 도입 및 공장이전, 기업양수, 양도)에는 노사 간 심의·의결하도록 규정돼 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기획에 참여한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조가 파업을 자제하고 임금을 낮추는 등 희생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고비용·저효율 구조 개선과 우리 사회의 산업과 노동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방해만 하려고 하는 건 이기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