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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의 전자수첩] 유출과의 전쟁…'갤럭시S10' 꽁꽁 싸맨 삼성
한국경제 | 2018-12-26 09:54:16
삼성전자가 갤럭시 10주년 기념작 '갤럭시S10'을 꽁꽁 싸맸다. 내년 2
월 열릴 예정인 언팩(신제품 공개행사) 전에 신제품의 핵심 정보가 유출되지 않
도록 내부 단속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

발단은 최근 온라인에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S10 시제품(프로토타입) 실물이다.
이 시제품은 전형적인 개발 샘플의 외관을 지녔다. 그러나 전면 모서리 노치에
2개의 카메라를 담은 모습은 앞서 삼성전자가 ‘퀄컴 스냅드래곤테크 서
밋’을 통해 공개한 시제품과 분명 달랐다.

일단 카메라가 하나 더 늘었다. 또 전면 디스플레이 위아래로 매우 얇은 베젤을
적용하면서 완제품의 최종 사이즈를 짐작케 했다. 전면만 유출돼 후면은 보이
지 않는다. 그러나 카메라 테스트중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평으로 4중 카메
라가 배치될 것이란 추측도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즉각 보안 점검에 나섰다. 시제품 하단 베젤 부분에 갤럭시S10 플러
스의 프로젝트명인 'Beyond(비욘드)2 #02'라는 태그가 부착돼 있었던
게 컸다. 이는 삼성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 현장에서 유출됐다는 의미다. 실제
이 사진은 베트남 협력사 공장 직원이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베트
남 지역의 제조사 공장과 협력사까지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추가
유출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갤럭시S10은 침체된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을 구원할 기대주다. 그만큼 공
개 이전까지 핵심 정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은 신제품
과 함께 공개될 때 가장 임팩트가 커진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언팩도 의미가 퇴
색된다. '펑'하고 터트려야 되는데 '슝'하고 김이 빠질테니 말
이다. 삼성전자가 그간 신제품의 보안을 철저히 지켰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임직원들을 직접 단속하기도 했다. 고 사장
은 갤럭시S8 출시를 앞둔 2016년 말 전직원에게 사내 메일을 보냈다. 고 사장은
"임직원이 관리해야 할 전략과제 시료가 중국으로 유출돼 언팩 전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주요기능들이 노출되는 등 크고 작은 보안사고로 큰 피해와 고
통을 경험했다"며 제품 보안을 당부했다. 이 당시 갤럭시S8의 핵심 기능인
AI 음성비서 '빅스비'에 대한 세부내용이 공개 전까지 유출되지 않은
것도 삼성전자가 보안에 신경 쓴 결과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 유출이 꼭 해롭지만은 않다. 신제품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분명 한다. 잊을만 하면 조금씩 보여주며 소비자 호기심을
교묘하게 자극하는 식이다. 실제로 갤럭시S10은 공식적인 사전 홍보 없이도 각
종 소셜미디어와 IT전문 매체를 통해 제품 사양이나 외관이 자주 노출되고 있
다.

유출된 정보들을 두고 소비자들은 호불호를 따지며 갤럭시S10에 대한 기대치는
자연스레 높아진다. 애플과 LG전자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같은 유출의 긍정적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애플은 언론에 의도적으로 신제품 정보를 흘리기로 유
명하다. 아이폰4, 아이폰5가 그랬다.

업계에선 미출시된 신제품의 유출을 제조사의 마케팅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
다. 그러나 제조사들은 자의에 의한 노출을 인정하지 않는다. 의도치 않게 유출
됐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를 그대로 믿는 소비자는 드물다. 제조사가 아니
면 절대로 알지 못할 유출 정보가 실제와 100% 일치하는 경우도 흔해서다.

유출은 제품 개선의 여지도 있다. 출시 전 시장 반응을 먼저 확인할 수 있어 단
점으로 지적되는 기능이나 디자인은 수정이 가능하다. 수정이 불가능하더라도
대안은 마련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신제품의 핵심 기능 보안에는 철저하면서,
디자인이나 부가 기능 유출에 관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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