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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도체업계, 트럼프에 "中의 구매제안 협상안에 넣지마라"
뉴스핌 | 2019-03-19 11:30:00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반도체 업계가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구매 제안이 양측 정부의 무역 협상안에 포함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장악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의 존 뉴퍼 회장은 "숫자(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수입 규모)가 어찌됐든, 중국의 구매 제안은 중국 정부가 시장 기반의 환경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부터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상업적 성공은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하며 (시장에는) 정부의 지시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 메모리칩 부품 [사진=로이터 뉴스핌]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어떠한 합의에도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구매 제안을 포함시키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수주간 미국과 중국은 무역 합의를 위해 협상에 속도를 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측에 1조달러 이상 규모의 미국산 물품·서비스 구매를 압박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중국은 6년간 300억달러 어치 미국산 반도체를 구입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는 현재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수출의 2배와 맞먹는 규모다. 중국은 앞서 2000억달러를 구입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이달 초 SIA가 마련한 컨퍼런스 콜을 마친 뒤 이같은 제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미국 내 생산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에 쿼터제를 통해 중국의 반도체 구매를 의무화하면 업체들이 중국에 공장을 차려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영향력이 커져 중국 경쟁업체들이 혜택을 보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런 제안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이와 관련, 무역 협상을 총괄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업계가 원하지 않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말했다.

반도체 업계의 난색은 중국의 산업·기술 정책 변화를 유도하고, 동시에 국내에서 박수를 받을만한 합의를 도출하려는 미국 정부가 처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대규모 수입은 행정부에 무역협상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중국 측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를 통해 지난해 봄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20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구매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미국 반도체 업계는 퇴짜를 놨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동남아시아에 있는 공급망을 중국으로 옮겨야하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생산된 반도체가 말레이시아로 선적돼 조립 등을 마친 뒤 중국으로 이동할 경우, 이는 말레이시아의 수출로 간주된다. 반면 조립 작업이 중국에서 이뤄진다면, 해당 수출품은 미국산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이럴 경우 미국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는 더 커진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모는 67억달러다. 마이크론과 인텔 등 다수의 미국 업체 반도체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공장에서 중국으로 수출된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게 추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당시 중국의 2000억달러 어치 반도체 구매 제안이 큰 가치가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에는 무역협상 결렬로 이어졌다.

미국 상무부와 중국 발개위는 지난달 협상을 다시 진행, 구매 규모를 300억달러로 낮췄다고 WSJ은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같은 구매안이 중국의 기술·산업 정책 변화를 포함하는 패키지 안에 일부로 포함돼 있다면 받아들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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