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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佛·獨 반대에도…이탈리아, 中 '일대일로' 참여 강행
한국경제 | 2019-03-25 01:28:13
[ 이상은 기자 ]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
로드)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화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이 만류했지만 이탈리아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가져다줄 과실을 더
높게 평가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하
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일대일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대일로에 동참하는 첫 국가가 됐다.

시 주석이 2013년 처음으로 제시한 일대일로 구상은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무역 및 교통망을 연결하는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약 1조달
러(약 1100조원)가 들어갔다. 하지만 여태껏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스,
포르투갈 등 상대적으로 국력이 강하지 않은 나라들이 주로 합류했다. 이탈리아
의 참여는 이 프로젝트의 위상을 유럽 선진국이 참여하는 것으로 높이는 상징적
인 의미가 강하다.

양국 정상은 로마 외곽에 있는 르네상스 시대 저택 빌라 마다마에서 MOU 서명식
을 했다. MOU에는 에너지, 항만, 관광, 농업, 문화재, 교육, 항공우주 등 총 2
9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 주석이 이끌고 온 500여 명의 사절단은 이탈리아 정부 및 민간기업과 여러
협력을 약속했다. 에너지업체 안살도는 중국 회사에 2500만유로(약 320억원) 규
모의 가스발전 설비를 납품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맺은 MOU의 경제적
가치는 모두 25억유로(약 3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은 서명식 후 기자회견에서 “&
lsquo;메이드 인 이탈리아’로 통칭되는 이탈리아 상품과 이탈리아 회사,
이탈리아 전체가 승리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서명한
계약의 미래 잠재적 가치는 200억유로(약 25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

중국도 얻는 것이 많다. 슬로베니아 국경과 붙어 있어 동유럽으로 연결되는 요
충지로 꼽히는 이탈리아 북동부 트리에스테항과 북서부 제노바항 등의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 또 문화재 796점을 이탈리아에서 돌려받기로 했다. 시 주석은
“북방 항구 건설 및 이탈리아 투자 계획과의 연계를 강화하길 원한다&rd
quo;고 말했다. 콘테 총리는 “역사적 기회를 잡아 일대일로 공동건설에
참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는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립정부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마테오 살
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불참했다. 그는 중국 기업이 이탈리아를 식민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국 MOU 체결을 앞두고 유럽연합(EU) 내에서는 이탈리아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
리가 적지 않았다.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을 협력자가 아니라 경쟁자라고 규정하
는 보고서를 내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중국을 향한 순
진함은 끝났다”며 중국이 유럽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비판했다. 그러
나 이탈리아 정부는 당장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계 자금을 활용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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