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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베트남 비난한 트럼프...베트남, 관세폭탄 새 표적 되나
뉴스핌 | 2019-06-27 16:41:00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오른 베트남을 향해 돌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을 겨냥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미국의 다음 관세부과 대상이 베트남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베트남이 중국보다 더 나빠"...관세부과 암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기업이 베트남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이 중국보다 훨씬 더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베트남이 모두 중 가장 나쁜 남용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베트남에게 관세를 부과할 의향이 있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확답을 피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베트남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을 두고 미 온라인 매체 복스와 영국의 가디언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암시했다"고 주목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중국의 이웃 국가 중 한 곳인 베트남을 상대로 새로운 전선을 구축할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베트남이 미중 무역싸움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잇따라 제기된 상황 속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올 1~4월 베트남의 대미 수출 규모는 약 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0여개의 대미 수출국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 수출은 1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며, 지난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은 관세를 피해 너도나도 탈(脫) 중국 행렬에 나서고 있으며, 베트남은 중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 등을 이유로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이전지로 꼽히고 있다. 일례로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전자제품 업체 샤프가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컴퓨터 생산 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해산물 산업 역시 미중 관세전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USITC에 따르면 올 1~4월 미국의 베트남산 어류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의 중국산 어류 수입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최대 새우생산업체인 민 푸 씨푸드의 최고경영자(CEO) 레 반 꽝은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의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낳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반사이익에도 베트남이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FT는 대미 무역 흑자가 크게 늘어난 시점에서 베트남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또 예측불허한 무역전쟁의 전개 양상 및 돌발 발언을 내놓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고려할 때, 베트남 제조업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베트남 동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원산지 둔갑' 사례 급증에 베트남 정부는 골머리

대중 관세를 피하기 위한 원산지 세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25%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산 수출품이 베트남산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을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베트남이 핵심 우회로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전의 이익을 누리던 베트남이 이 같은 불법 관행으로 인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잃을 수 있는 위치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불법 행위는 트럼프 행정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싶어하는 베트남 정부에게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베트남 국회 경제위원회 상임위원인 도 반 신은 블룸버그통신에 베트남이 중국 업체들의 이런 불법 행위를 용인했다가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결국 성명을 통해 "원산지 표시를 베트남으로 바꾸는 형태의 무역 사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사기 행위는 소비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생산된 상품의 경쟁력과 평판을 떨어뜨린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이달 초 국회에서 원산지 둔갑 현상이 베트남 브랜드와 소비자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있다며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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