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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기대수명
파이낸셜뉴스 | 2019-07-23 10:47:06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얼마나 됐을까. 정확한 통계가 있을 리 없지만 평균 35세 안팎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다만 태조부터 순종까지 조선 임금 27명의 평균수명은 46세로 일반 백성보다는 상대적으로 길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오래 산 임금은 영조로 82세까지 장수했다. 소식가(小食家)였던 영조는 잡곡밥과 인삼을 즐겼으며 연간 100회 이상 내의원(內醫院)으로부터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조선의 많은 왕은 단명했다. 모두 11명의 왕이 마흔을 넘기지 못하고 일찍 죽었다. 세조에 의해 죽임을 당한 단종은 16세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또 단종의 아버지인 문종은 등창으로 38세에, 성종은 폐결핵 합병증으로 37세에, 연산군은 역질과 화병으로 30세에, 현종은 안질과 피부병으로 33세에 사망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내시들이 더 오래 살았다는 점이다. 일종의 내시 족보인 '양세계보(養世系譜)'에 이름을 올린 777명 중 생몰연대가 확실한 81명의 평균수명은 70세였다. 이들 중 3명은 100세를 넘기며 천수를 누렸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6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1970년 62.1년을 시작으로 1980년 65.9년, 1990년 71.4년, 2000년 75.9년으로 늘어나다 2010년에 이르러 80.6년(남자 77.2년, 여자 84년)을 찍었다. 경제력과 의료 기술 및 정책의 발달이 결정적 요인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36개국의 기대수명을 발표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9년 전보다 2.1년 늘어난 82.7년(남자 79.7년, 여자 85.7년)으로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했다. 이는 OECD 평균(80.7년)보다 2년 긴 것으로 일본(84.2년), 스위스(83.6년), 스페인(83.4년), 이탈리아(83년)에 이은 세계 5위 기록이다. 하지만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아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역설적이지만 건강에 대한 염려와 관심이 오히려 장수 비결일 수도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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