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피습당한 국제유가 시장…국내유가 영향은?
파이낸셜뉴스 | 2019-09-15 17:05:06
[파이낸셜뉴스]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전 세계 석유공급의 5% 가량 생산차질이 예상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이 원유 확보에 차질을 겪을 것으로 분석한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나면서 상승세를 띠고 있는 국내유가도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후티 반군의 사우디 핵심 석유시설 공격의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피습으로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를 풀어 생산 차질을 상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하루 570만배럴(사우디 자체 추정, 세계 석유공급의 5%)에 달할 만큼 막대해 공급차질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사우디는 일일 7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한다. 570만배럴이라는 피해규모는 세계 3위 원유 소비국인 인도의 일일 소비량(478만배럴)과 아프리카 전체의 소비량(438만배럴)을 넘어선다.

■유가, 새로운 국면 들어서나
당장 국제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시장이 열리자마자(한국시간 16일 오전 7시) 급등 출발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은다. 클리어뷰 에너지의 리서치 책임자 케빈 북은 이번 피습이 유가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석유시설 복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가 관건"이라면서도 "3주 뒤 시설복구가 끝난다고 가정하면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번에 공격 받은 아부카이크 원유안정화 시설이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이곳은 지난 2006년 2월에도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가 자살 폭탄 테러 표적으로 삼았던 곳이다. 당시 이들의 테러공격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 국제유가는 테러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배럴당 2달러 넘게 급등했다.

장기적으로도 이번 피습은 국제 석유시장에 주요 변수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탐지도 어렵고 막기는 더 어려운, 게다가 첨단 기술이 동원되지도 않는 드론 공격에 사우디 주요 석유시설이 언제든 공격당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이번 공격을 핵심 해상 석유운송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 긴장보다도 심각하게 보는 이유다.

이번 드론 공격은 사우디 정부가 군사비로 수십억달러를 쏟아 붓고 있음에도 핵심 석유시설 보안은 이전보다 훨씬 더 취약해졌음을 시사한다. 전 세계 주요 산유국 가운데 사우디만이 안정적으로 추가 석유생산에 나설 수 있는 생산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가시장에 미치는 위험요인은 가중되고 있다.

■美 셰일석유, 완충역할 힘들어
이전 나이지리아, 리비아, 베네수엘란 석유생산 차질 당시와 달리, 이번 사우디 석유시설 피습은 미국의 신속한 셰일석유 증산이 갖고 있는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나이지리아와 같은 여타 산유국의 생산차질 규모는 최대 하루 수십만배럴 규모인데 반해, 사우디의 생산차질은 단위가 수백만으로 뛰기 때문이다.

셰일 석유 증산이 단기적으로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수백만 배럴을 충당할 정도는 안된다. 게다가 셰일석유는 적어도 수개월간 시장에 대형악재로 작용할 사우디의 생산차질을 계속해서 메울 정도의 생산여력도 없다.

■국내유가, 급등가능성 높아
국제유가에 좌우되는 국내유가 역시 이번 공습의 영향권 아래 있다. 국금센터는 "사우디가 하루 수출하는 원유 700만배럴 가운데 3분의 2가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며 "이 지역의 공급차질이 특히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한국 역시 사우디로부터의 원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의 2017년 석유수급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원유수입량의 28.5%에 달하는 3억1922만배럴을 사우디에서 수입했다. 전체 원유 수입 상대국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다.

국내유가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9월 1일자로 종료되면서 상승세를 탄 상태다. 9월 첫째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23원 상승한 리터당 1516.9원을 기록했다. 경유 판매가격도 17.8원 올랐다. 이번 피습은 국내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제유가 변동분이 국내유가에 반영되는데 2~3주의 시차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공습 조치의 국내유가 영향은 이달 말 들어 본격화할 전망이다.

ktop@fnnews.com 권승현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