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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이 된 사모펀드…누구 책임인가] 1. 사모펀드 환매 중단…왜?
SBSCNBC | 2019-10-19 09:15:11
■ 취재파일

▶[신현상 / 앵커]
며칠 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내리면서 은행이자보다 수익률이 높은 금융투자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위험 부담도 크지만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에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요.

여기에 수익률만 강조하는 금융권의 영업 행태까지 더해지면서 곳곳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1위 사모펀드 운용사가 펀드 환매를 중단하면서 결국 탈이 나고 말았는데요.   

왜 이런 사태가 불거졌는지, 기자들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세욱 기자, 요즘 사모펀드가 잇따라 문제되고 있는데요. 공모펀드랑 어떻게 다른 겁니까?

▷[권세욱 / 기자]
공모펀드는 일반모집이라고도 하는데요.

50인이 넘는 불특정 다수에게 펀드를 파는 방식입니다.

사모펀드는 이 반대인데요.

자금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춘, 49인 이하의 소수에게서 자금을 모아 투자를 합니다.

엄격한 규제를 적용 받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투자자 보호나 정보 공개 등에서 규제가 느슨한 편입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최근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가 환매 중단한 사모펀드가 뜨거운 감자인데요.

이게 어떤 펀드인가요? 

▷[박규준 / 기자]
네, 굴리는 펀드 자금 규모만 5조 원 규모인 업계 1위, 라임자산운용은 주로 메자닌펀드에 투자해서 몸집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에 환매 중단 사태를 부른 것 중 일부인 메자닌 펀드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의 금융상품입니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즉 전환사채(CB)가 대표적인데요.

주로 유상증자나 채권발행으로 자본을 조달하기 어려운, 신용도가 낮은 코스닥 기업들이 주로 발행을 합니다.

발행기업 입장에서는 주가가 올라 메자닌 채권이 주식으로 바뀌면 원리금을 갚아야 할 의무가 사라지고, 자본금을 늘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투자 기업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고, 주가가 떨어지면 만기까지 채권으로 갖고 있다가 약정된 원금에, 일반적인 경우 최소 연 2%의 이자까지 챙길 수 있어 투자 수요가 몰렸습니다.
 
▶[신현상 / 앵커]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어서 상환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건가요?

▷[박규준 / 기자]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모펀드'에서, 투자금을 지급할 돈을 확보하지 못하는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은 사모사채나 메자닌 등에 직접 투자하는 모펀드가 있고, 이 모펀드의 자금을 자펀드가 대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고객들은 은행과 증권사에서 이 자펀드에 가입을 한 겁니다.
 
그런데 모펀드에 묶인 돈 1조3천억 중에서 7천억 원 규모인 고위험 사모사채는 원래 현금화가 쉽지 않고요.
   
4천 억 원 규모인 메자닌은 요즘 주식 시장이 안 좋다 보니 주식 전환을 통한 현금화가 안 돼, 채권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된 거죠.

이렇게 투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펀드 자체를 중도에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으로 설정하다 보니 환매 쏠림에 속절없이 무너진 겁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일각에서는 만기 전에 환매가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 이번 사태를 불렀다고 하던데요.

라임 측이 왜 이렇게 한 걸까요?

▷[권세욱 / 기자]
메자닌은 자산을 짧은 기간 안에 현금으로 바꾸는 유동화가 쉽지 않습니다.

만기는 3년, 조기상환 가능 시점은 1년~1년 6개월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라임운용은 유동화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중도환매가 가능한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모펀드의 수익률을 나누는 방식인 자펀드를 이용한 건데요.

기본적으로 중도환매가 어려운 메자닌에 기반한 상품을 중도환매가 쉬운 상품으로 변형해 판매한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라임운용에서 얼마 전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투자자들의 돈을 언제쯤 돌려주겠다는 겁니까?

▷[권세욱 / 기자]
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4일 첫 공식 입장을 내놨는데요.

이날 2500억 원에 달하는 무역금융펀드 38개에 대한 환매를 중단하며 길게는 4년 8개월 뒤에야 모두 상환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한정된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사모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한 펀드는 내년 말까지 70~80% 가량 상환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메자닌의 경우 주가가 오르지 못하면 주식 전환이 어려워져 상환 시점이 늦춰질 수 있습니다.

또 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하면 부도가 날 수 있는 기업은 만기까지 권리 행사가 어려워져 지연될 수 있습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라임운용사측은 원금 손실을 입는 건 아니라고 하던데, 맞는 겁니까?

▷[박규준 / 기자]
원금 전액을 날릴 정도는 아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은 있습니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자들에게 원금에 수익까지 돌려주려면 메자닌 등 투자 자산의 만기까지 기다려 원리금을 받아 내거나, 자산을 더 비싸게 팔아치워 차익을 거둬야 합니다.

그런데 만기까지 기다렸는데 메자닌 등을 발행한 코스닥 회사가 부도가 나면 원금을 떼일 수 있습니다.

또 라임이 예상한 상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 자산을 싼값에 팔아치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 펀드는 실물자산에 투자된 거라 자산을 팔아 투자금을 일부 회수할 수 있어 원금손실이 대규모로 일어날 가능성이 낮을 뿐, 손실 우려는 존재한다고 봐야 합니다.

▶[신현상 / 앵커]
그런데 이렇게 환매 중단 사태를 부른 라임운용이 직원들의 억 소리 나는 연봉 잔치를 벌여서 도마 위에 올랐어요?

▷[박규준 / 기자]
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은 임직원 49명에게 급여 317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당 평균 연봉이 6억5천만 원씩인데요.
     
2015년 연봉이 6천만 원 수준이었는데 3년 만에 무려 10배 정도 뛰었습니다.

이렇게 연봉 잔치가 가능했던 건 이 시기에 투자자들 자금을 끌어모아서 대규모 운용 수수료를 챙겼기 때문입니다.
   
▶[신현상 / 앵커]
이래저래 피해는 투자자들의 몫일 수밖에 없겠는데요.

환매 중단 선언한 라임운용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은 어떤 조치를 하고 있나요?

▷[권세욱 / 기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 TRS 거래를 한 증권사 검사에 나섰습니다.

TRS 거래는 일반적으로 증권사가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총수익을 자산운용사에 주고 대신 수수료를 받는 거래를 말하는데요.

라임운용과 증권사 사이의 거래에서 불공정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감원은 지난 8월부터 전환사채 편법거래,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을 받는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를 계속 해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횡령 혐의가 파악된 라임운용 경영진에 대한 수사를 최근 검찰에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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