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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脫원전이 글로벌 추세? 독일 등 주요국들 작년 원전 비중 더 늘려
한국경제 | 2019-11-11 09:00:35
[ 조재길 기자 ] 독일 프랑스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공언해온 주요국이 지난해
원전 의존도를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탈(脫)원전이 세계적 추
세’라는 정부 설명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및 국제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원전
을 운용하고 있는 세계 31개국 중 작년 전체 전력 생산 가운데 원전 비중을 확
대한 곳은 16개국으로 집계됐다. 2017년(11개국) 대비 5개국이 늘었다. 2011년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에선 2017년 11.6%였던 원전 비중이 지난해 11.7%로 되레
높아졌다. 후쿠시마 사태 후 독일 내 원전 비중이 커진 건 2014년(15.8%) 후
처음이다.

세계적인 원전 강국 프랑스에선 같은 기간 원전 비중이 71.6%에서 71.7%로 늘었
다. 프랑스는 당초 원전 비중을 2025년까지 50%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상
황이 여의치 않자 이 기한을 2035년으로 늦췄다. 스웨덴은 이 비중이 39.6%에서
40.3%, 스위스는 33.4%에서 37.7%, 체코는 33.1%에서 34.5%, 헝가리는 50.0%에
서 50.6%로 높아졌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국제 유가 상승이 꼽힌다. 대체 에너지원의 가격이 높아지
자 가장 저렴하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원전에 더 기대게 됐다는 것이다. 서
부텍사스원유(WTI)는 2017년 배럴당 평균 50.84달러에서 작년 64.90달러로 27.
7% 급등했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압력이 거세진 것 역시 또 다른 배경이
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 발전원’이다. 유
럽 각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정책
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원전 비중은 2017년 27.1%에서 작년 23.7%로 3.4%포인트 줄었다.
아르메니아(6.9%포인트 감소)를 제외하면 가장 큰 하락폭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450여 기의 원전이 운전 중인데 이 중
탈원전을 선언한 국가의 원전은 10기도 안 된다”며 “탈원전이 글
로벌 추세란 주장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한국경제신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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