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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잉의 갑질
파이낸셜뉴스 | 2019-11-11 19:47:06
"논의 중이며 그 밖의 사안에 대해선 말해줄 수 없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보잉 에버렛 공장에서 만난 보잉사 관계자는 보잉 737NG 동체균열의 원인을 묻자 딱 잘라 말했다.

유창하던 그 관계자의 한국말은 유독 보잉 737NG 결함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어눌해지기도 했다. "피클 포크(균열발생 부품)는 9만회 비행에 견디도록 설계돼 있는데 여기에 균열이 가는 건 통상적이지 않다. 이 시스템이 실패하면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외신 보도도 이들 앞에선 아무런 경고가 되지 못했다.

이 탓에 항공기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오롯이 승객의 몫이다. 국내 항공사가 보유한 737NG 기종은 총 150대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전날까지 누적비행횟수 2만회 이상인 79대와 2만 미만 21대 등 총 100대의 점검을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50대의 안전은 아직도 장담할 수 없다. 실제 점검을 완료한 100대 가운데 13대에서 균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탓에 최근 국내 온라인 공간에선 '항공권 구매 시 항공기종이 무엇인지 물어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보잉이 만든 항공기 결함으로 속이 타는 건 국내 항공사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보잉발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노 재팬(No japan)' 영향으로 여객이 뚝 끊긴 상황에서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실제 해외항공사가 인명사고를 낸 보잉 737맥스 2대를 들여온 한 항공사는 현재 쌓이는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몰려 있다. 2대의 항공기 운항중단의 파급력이 이 정도라면 13대가 날지 못할 경우 업계가 받을 수 있는 파장은 훨씬 심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 항공사들은 벙어리 신세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항공사들은 대부분 보잉 비행기에 맞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보잉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보잉 737맥스 결함 발견 당시 에어차이나 등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에 소송을 제기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7월 중국상용비행기유한책임공사(COMAC)의 여객기가 시험비행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부러울 따름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산업부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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