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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기 안 좋다"...銀, 외화 유동성 확보 진력
파이낸셜뉴스 | 2020-02-23 19:35:05
국내 은행 외화 규모 150조 육박
LCR 상승...외환 위기 대비능력 향상
금융위기 경험 기반 선제적 리스크 관리


[파이낸셜뉴스] 국내 은행들이 외화 유동성 확보에 진력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서는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국내 은행들의 외화가 20조원 가까이 증가해 현재 외화 규모가 총 15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외화 규모가 약 56조원으로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약 30조원, 신한은행은 약 29조5000억원 순이다. 이들 은행은 외화 규모가 전년(2018년) 대비 각각 12%, 18%, 12%, 16% 올랐다. 항목별로는 외화 예·적금이 약 84조원으로 가장 많고, 외화 차입금 약 36조원, 회사채 통한 외화 조달 약 22조원, 기타 외화 약 5조원 등이다. 이들 항목도 전년 대비 각각 13%, 16%, 15%, 20% 증가했다.

은행들이 외화 규모를 늘리는 이유는 세계 경기가 점점 안 좋아져 금융시장 환경이 악화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사전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5%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위기 당시 국내 은행들 대부분의 외화 유동성 관리는 외화 부채의 만기 구조에 맞춰 자산 운용이 가능하도록 돼 있었다. 이에 따라 위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했을 때 유동성 위험을 겪었고, 이 같은 경험을 기반으로 미리 충분한 외화를 확보하며 건전성에 신경을 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은행들의 평균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2018년 115.6%에 비해 상승한 126%이다. LCR은 기준 시점으로부터 향후 1개월 동안 벌어질 수 있는 외화 순유출 규모 대비 유동성이 높은 외화 자산(현금, 지급준비금, 고신용채권 등)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LCR이 상승한 것은 외환 위기 대비 능력이 향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계은행 등 국제 금융기관들은 향후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을 좋게 전망하지 않고 있다"며 "12년 전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었던 은행들은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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