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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모터쇼' 방불케 하는, 잠실 워킹스루 선별진료소
파이낸셜뉴스 | 2020-04-05 15:05:05
잠실 '워킹쓰루'..고가 수입차 줄지어 입장
자치구 선별진료소행, 8개 특별버스도 마련
첫날, 해외입국자 절반만, 선별진료소로 향해


[파이낸셜뉴스] 지난 4일 오후 4시가 넘은 시간, 잠실 종합운동장 '서1문' 쪽에 마련된 해외입국자 전용 선별진료소. 난데 없이 엔진 굉음이 울리며 빨간색 페라리 한대가 주차장으로 쏜살같이 들어왔다. 하얀 방역복을 입은 현장 안내요원으로 부터 무엇인가 설명을 들은 페라리는 곧장 주차 구역으로 이동했다. 잠시뒤 이번에는 검은색 포르쉐 카이엔 한대가 못지 않은 속도로 미끄러져왔다. 황급히 차를 세운 안내요원과 몇마디 얘기를 나눈 운전자는, 차를 세운 뒤 검체 채취소로 향했다.

서울시가 해외입국자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를 위해, 지난 3일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한 워킹쓰루 선별진료소에서 는 모터쇼를 방불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해외에서 입국하는 '서울 거주자'들이 다른곳에 들르기 전 코로나19 검사부터 받도록 하기 위해, 공항에서 각 자치구 선별진료소로 직행하는 8개 노선의 특별버스를 운영중이다. 사전 지정된 외국인관광택시 100대도 특별수송에 투입했다. 이중 버스나 택시가 아닌 자차 이동이 가능한 입국자를 위해 마련한 장소가 잠실의 워킹쓰루다. 빠른 검사를 위해 장소를 분리했다.

가족단위 방문 검사 많아
잠실에 워킹스루가 설치되는 것을 놓고 일부에서 반발 여론이 일었지만 '강남3구'의 특성상 어쩔수 없다는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해외입국자들의 상당수가 강남 거주자들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강남에 거주하는 해외입국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야 하는데다, 대규모 주차장과, 환기가 잘되는 야외공간을 찾다보니 잠실 종합운동장이 최적지였다는 것이 서울서의 설명이다.

워킹스루 운영 첫날인 지난 3일과 4일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이들이 강남 거주자들인지는 확인 할수 없었지만, 대부분 고급 수입차를 몰고온 방문자들이 많았다.

운영 첫날인 3일은 다소 한산했지만 4일에는 입국 비행기편이 몰리는 4시 이후 부터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주로 벤츠, BMW의 상위 트림을 비롯해 포르쉐, 페라리, 테슬라까지 수억원대 고급 수입차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국산 완성차들도 대부분 제네시스급의 대형 고급세단들이 주를 이뤘다.

서울시에서 파견된 현장 안내요원은 "어제(3일)는 방문자가 많지 않았는데, 오늘(4일)은 좀 늘었다. 전날 밤 늦게 와서 검사를 받지 못한 분들이 오전에 다시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족단위로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경우도 상당수 있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ㄷ' 형태로 배치된 3군데 컨테이너에는 총 10개의 검체 채취소가 마련됐다. 검사는 방문자가 정해진 동선을 따라 들어가면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이 컨테이너 안에서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문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으며, 마스크가 없을 경우 현장에서 즉시 제공했다.

'강제성' 없는 검사, 절반은 빠져나가
잠실 워킹스루 설치후 인근 지역 주민들은 해외입국자들이 검사를 위해 잠실로 몰려들것을 우려하는 등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 취재 결과 이 곳을 방문하는 인원은 전체 해외입국자 수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시행 초기에다 강제성이 없어 입국자 전원이 검사를 받지 않아서다.

지난 3일 해외에서 입국한 서울 거주자는 총 1401명이다. 이중 특별수송 버스를 타고 각 자치구 선별진료소로 이동한 입국자는 439명, 택시 이용자는 158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잠실 워킹쓰루에 방문한 입국자는 66명에 그쳤다.

서울시는 입국자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한다는 방침이지만, 강제성이 없어 상황은 녹록치 않다. 첫날 입국한 1401명중 절반에 못미치는 663명만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둘째날인 4일에는 버스수송 480명, 택시 247명, 잠실 워킹쓰루로 자차이동은 163명 등 890명이 자치구 보건소나 잠실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입국자들 스스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시행 초기라서 입국자 전원이 입국당일 검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3일 이내에는 선별진료소에 방문해 줄 것을 적극 독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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