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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GO!] "3번째 격돌" 정태호·오신환...이해찬 키운 "관악을" 선택은?
뉴스핌 | 2020-04-10 06:08:00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5년 만에 찾아 온 3번째 기회다. 3자 대결로 치른 지난 두 번의 선거와 달리 이번에는 양자 구도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신환 미래통합당 후보의 진검승부가 예상되는 서울 관악을 얘기다.

서울 관악구는 오랫동안 '진보 텃밭'으로 불렸다.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관악을 지역은 민주당 후보들이 독점해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내리 5선을 지낸 지역이기도 하다. 진보진영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출신 유권자와 20~30대 청년 비중이 높다.

텃밭에 균열이 생긴 해는 지난 2015년이다. 오신환 당시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 의원이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됐다. 보수당 출신 의원 배출은 27년 만에 처음이다. 재보궐과 이듬해 있던 20대 총선에서 3자 대결로 범여권 표심이 갈라진 결과다.

지난 두 번의 선거와 달리 다가오는 4·15 총선에는 유력한 제3의 후보가 없다. 5년 만에 거대 양당이 양자 대결로 진검 승부를 겨룬다. 두 번의 고배를 마신 정 후보와 재선에 성공했던 오 후보가 3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윤창빈 기자 = 4·15 총선에 출마하는 서울 관악구을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오신환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관악구에서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6 leehs@·pangbin@newspim.com

◆ 사전선거 D-1... 오신환, 유권자 몰리는 '신림역'에서 마이크 유세
21대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9일, 관악을 국회의원 출마 후보들은 각각 선거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오신환 후보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통합당 상징색인 분홍색 점퍼와 넥타이를 착용한 채였다. 오 후보는 차분한 어조로 출근길 시민들에게 말을 건넸다.

"첫 마음 그대로 초심 잃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힘내라 대한민국 오신환입니다.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예년 선거와 달리 떠들썩한 로고송이나 선거운동원들의 율동은 없었다. 오 후보는 "출근길엔 바쁘기도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시민들 마음이 힘들고 불편한 상황"이라며 "차분하게 선거를 치르려 한다"고 말했다.

대신 지하철 출구로 모여드는 시민들을 바라보며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맞추려 노력했다. 오 후보를 알아본 시민들은 그에게 다가와 주먹 인사를 건네거나 '2번 통합당'을 뜻하는 브이 포즈를 취해 보였다.

신림역 출근길은 다른 선거구에 비해 확연히 분주해 보였다. 2열, 3열로 지하철 출입구로 모여드는 시민들 행렬은 끝이 없었다. 오 후보는 "관악을 지역의 지하철역은 신림역과 신대방역뿐"이라며 "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모여드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오 후보의 대표 공약은 '교통지옥 탈출'이다. 그는 시민들을 향해 "경전철 신림선을 재임 기간 착공해 2022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고 홍보했다. 난곡선 지하 경전철도 주요 현안이다. 오 후보는 "2022년 착공을 목표로 이 역시 반드시 조속히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의정활동도 열심히 했고, 늘 진정성 있게 주민들과 소통했다"며 "과거 선거에 비해 국민들이 2,3배는 더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고 본다. 끝까지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하고 승리하겠다"고 자신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오신환 서울 관악을 미래통합당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앞에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0.04.09 zunii@newspim.com

◆ '야구팬' 정태호, 김성한과 시장 투어... 즉석 민원 청취도
정태호 후보는 이날 그 어느 날보다 빽빽한 하루를 보냈다. 후원회장인 김성한 전 기아타이거즈 감독과 함께 출근 인사부터 오후 시장 방문 일정 등을 소화했다.

오후 2시 파란 점퍼 차림으로 서울 관악구 삼성동 시장에 나타난 정 후보는 김 전 감독과 동행하며 시장상인들과 접촉 면적을 넓혔다. 정 후보는 만나는 상인들마다 "김 감독님이 저를 걱정해서 응원해주러 왔다. 야구를 좋아해서 인연을 맺게 됐다"고 소개했다.

정 후보와 김 전 감독의 등장에 일부 시민들은 셀프카메라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 후보의 인사를 받은 30대 떡집 사장은 "잘되실 거다. 주변 반응이 너무 좋다"고 호응했다.

"바쁜데 왜 왔느냐"며 툴툴 대던 70대 약사는 후보 측에게 따뜻한 쌍화차 십 여병을 나눠주기도 했다. 고령층 비중이 높은 삼성동 시장 상인들과 방문객들 반응은 대체로 따뜻했다.

정 후보는 "주민들을 만나면 지역 발전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듣는다. 관악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 변화가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오신환 후보에게도 5년 동안 기회를 줬지만 변화가 없었다는데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계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마주친 주민의 민원을 즉석에서 청취하기도 했다. 한 노인이 시유지 비용 과다 청구 문제를 제기하자 수행원을 통해 민원 메모 후 자신의 직통 번호를 넘겨주기도 했다.

그는 "우리 관악을은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이번에 꼭 되찾겠다"며 "관악구가 더 빨리 더 많이 발전해야 하니까 중앙 정부와 서울시를 움직일 수 있는 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 정태호가 관악을 통째로 한 번 바꿔 보겠다"고 공언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정태호 서울 관악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삼성동 시장에 방문해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020.04.09 zunii@newspim.com

◆ 정태호 "지역발전 적임자" vs 오신환 "공정 정의 다시 세워야"
서울 관악을 유권자들은 지역 발전에 목말라 있다. 우선 지하철역이 단 두 곳뿐이라는 점에서 교통 불편을 크게 느낀다. 특히 지리적으로 산간지역인 관악구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 요구가 크다.

삼성동 시장에서 만난 신장순(63)씨는 지역발전을 위해 힘 있는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곳은 재개발 지역이면서 서민들만 사는 곳"이라며 "아무래도 여당 후보가 잘할 것 같다"고 힘을 실었다.

정 후보는 '창업벤처밸리'를 내세워 관악구를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저는 청와대에서 제2벤처붐을 주도했다. 이번 기회에 관악구를 창업벤처밸리로 만들겠다. 그런 일은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여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도 자기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 시키는데 과거와 달리 적극적"이라며 "창업하려는 학생들과 교수들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려는 관심과 의지가 강하다. 그런 기회를 우리 지역이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 후보는 교통문제 해소와 함께 이번이 '잃어버린 공정과 정의'를 바로세우는 선거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공정의 상징인 우리 청년들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기 위해 사법시험 부활과 예비시험 제도 도입을 위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데 로스쿨의 안착을 위한 제도도 필요하고 우회적 통로도 필요하다"며 "3선 의원이 되면 법사위원장에 도전해 상임위 내에 '법조인 양성제도TF'를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성과와 관련해서도 "제가 5년 동안 일을 안했다는 것은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라며 "10년 넘게 착공하지 못했던 지하 경전철 신림선을 제가 임기 중에 착공시켰다. 그동안 민주당이 깃발을 꽂았던 27년 동안 뭘 이뤄낸 것이 있다고 제가 한 일을 폄훼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4·15 총선 출마 후보자들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020.04.09 zunii@newspim.com

◆ 코로나19·정치인 막말에 '지친' 관악 민심... 표심도 '오리무중'
남은 선거운동 기간,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와 막말 정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동 시장에서 10년 간 농수산물 건강원을 운영해온 남상준(82) 할아버지는 "지난 선거에서 오 후보를 뽑았고, 그런대로 의정활동을 괜찮게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 탓에 지금은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 할아버지는 "지금 여러모로 힘든데 마지막까지 정부에 힘을 보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정수(75) 할아버지는 "서민들이 죽네 사네 하는데 대학 나와서 국회의원 한다는 사람들은 막말이나 하고 있다"며 "선거에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표를 하고 싶지 않다는 정치 혐오도 적지 않았다. 낮 시간대 시장에서 장을 보던 60대 남성은 "투표소에 안 가겠다"며 "다 x떡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20년째 채소 장사를 해온 이모(65)씨는 "투표는 해도 똑같고 안 해도 똑같다"고 자조했다. 이씨는 "서민을 위한 복지 같은 게 좀 시정돼야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후보를 뽑아줘도 시정이 안 되더라"며 "다들 선거철만 찾아오고 끝"이라고 꼬집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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