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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신영자만 롯데물산 지분 전량 매도...왜?
뉴스핌 | 2020-05-31 06:12:00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롯데물산 사상 첫 유상감자에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만 최종 참여하며 1700억대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애초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재산 상속을 위한 세원 마련 방편으로 유상감자를 활용하기로 오너일가간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IPO(기업공개) 지연으로 자금 확보가 시급한 호텔롯데(롯데물산 2대 주주)는 최근 회사채 발행 흥행으로 급한 불을 끄며 이번 유상감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신동주·신영자 '경영권 포기'...오너일가 상속세 마련에 유상감자 동원

31일 롯데물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신영자 전 이사장과 신동주 회장으로부터 롯데물산 주식 307만주를 취득했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취득후 총 지분율은 5.17%이며, 금액으로는 1728억원 규모다. 롯데물산은 유상감자 실시일인 내달 1일 주식 취득 후 이를 즉각 소각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신동주 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2020.01.22 pangbin@newspim.com

이들이 매도한 지분은 신격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지분이 포함돼 있다. 신 명예회장은 신동주 회장과 신영자 전 이사장에게 각각 롯데물산 지분 1.72%, 3.44%를 상속했다. 신동주 회장은 상속 전까지 롯데물산 지분 0.01%를 보유한 상태였다.

양측의 유상감자 참여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의 롯데물산 지분율은 늘어나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기존 1.73%에서 1.82%로, 일본 롯데홀딩스는 56.99%에서 60.10%로, 호텔롯데는 31.13%에서 32.83%로, L제3투자회사는 4.98%에서 5.25%로 늘어난다.

소수지분 정리로 종료된 이번 유상감자는 애초 오너일가의 상속세 마련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물산은 지난 4월 유상감자 시행 계획을 밝히며 감자비율을 10%(보통주 495만주)로 임의 지정했으나 결과는 절반가량의 주식만 소각하게 됐다.

앞서 재계에서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물산 지분 상속이 이뤄진 다음날 롯데물산의 유상감자 계획이 의결되며 주요 주주간 이해관계에 따른 유상감자란 해석이 제기된 바 있다. 

신영자 전 이사장과 신동주 회장은 롯데물산 지분이 제로(0)가 되는 대신 거액의 현금을 거머쥐게 됐다. 이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남긴 거액의 유산 상속에 쓰일 것이란 분석이다. 신 명예회장의 유산을 1조원으로 가정하더라도 상속인 4인이 각각 1000억원가량의 상속세가 필요하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소수지분 정리였다"며 "유상감자 후 지분 구조는 6월 1일 공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지분구조. [자료=롯데지주] 2020.01.19 hj0308@newspim.com

◆2대 주주 호텔롯데는 감자 참여 안 해...신용등급 악화에도 투심 '굳건'

지난달 롯데물산의 유상감자 결정 이후 가장 유력한 참여 후보로 지목됐던 호텔롯데는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 분리 의지가 강력한 만큼 이번 유상감자는 호텔롯데 IPO를 대체할 자금 마련책으로 점쳐졌다. 호텔롯데는 롯데물산 지분 31.1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 계획은 '올스톱'된 상태다. 올초까진 영업이익 100%를 기여하고 있는 면세점 부문의 매출 흐름이 좋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실적이 사실상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특히 고정 임대료 지출이 큰 사업 특성상 올 2분기는 적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롯데물산의 유상감자 진행은 호텔롯데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보였다. 롯데물산은 타 롯데 계열사 대비 지배구조가 단순해 감자가 필요하지 않는 곳이다. 이에 이번 유상감자는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호텔롯데 지원용이라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호텔롯데는 이달 말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유상감자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1500억원 규모로 계획한 회사채 발행은 기관투자가들의 사전 청약이 몰리며 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최근 업황 악화로 인해 신용등급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붙었으나, 롯데그룹을 통한 지원 가능성에 베팅한 투심은 견조했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내년으로 계획한 IPO 추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의 협의가 오고 가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미루어 연내 상장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으로 업황이 정상화된 이후에 상장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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