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OPEC+가 감산을 한 달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들의 연대기구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오랜 감산을 제안했지만 미국 셰일석유 업체들의 생산이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점을 우려한 러시아의 반대로 일단 한 달 연장으로 결론났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각료회의에서 하루 970만배럴 감산을 한 달 더 연장해 7월말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OPEC 종주국인 사우디가 OPEC+의 감산과는 별도로 하루 100만배럴을 추가로 감산하던 것은 당초 계획했던대로 이달 끝난다.

OPEC+는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40달러 근처로 회복함에 따라 감산 효과가 있다고 보고 이를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하루 감산규모 970만배럴 대부분을 양국이 감수하기로 한 기존 합의는 지속하되 다른 감산 참여국들이 합의된 감산 규모를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OPEC+는 러시아의 감산연장 거부로 촉발된 유가전쟁을 지난 4월 종식하고 5월과 6월 세계 석유공급량의 약 10%인 하루 97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감산합의는 실질적으로 이날 화상회의 이전에 사실상 결론이 났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장관 수하일 알 마즈루에이는 "만장일치로 현 감산을 7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정책 연구소의 제이슨 버도프는 "감산 연장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3월 유가붕괴와 같은 악다구니를 피하려 한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는 있지만 시련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가 앞으로 한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점이 최대 위협요인이다. OPEC은 코로나19 이전 올해 석유수요가 하루 1억배럴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로 각국이 봉쇄에 들어가면서 수요가 급감해 올해 전세계 석유수요가 전년비 하루 9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PEC+는 최근 이같은 수요 감소에 대응해 감산 기간을 최대 석달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감산이 길어지면 유가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미국의 셰일석유 생산이 다시 늘면서 OPEC+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올 수 있다며 반대했다.

세계 석유수요는 최근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3월과 4월 최대 30% 넘게 급감한 바 있는 세계 석유 수요는 북미 지역과 유럽의 봉쇄가 완화되면서 회복기미가 나타나고 있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석유소비국인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을 정도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의 비요나를 톤하우젠은 OPEC+가 감산을 연장하지 않았다면 서서히 생산량이 늘면서 하루 970만배럴이 다시 시장에 풀리면서 재고가 늘었겠지만 감산 한달 연장으로 7월 석유재고 초과분은 하루 300만배럴 넘게 줄어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톤하우젠은 다만 감산 한 달 연장은 이미 시장이 충분히 예상하고 있던 것이어서 가격을 끌어올리는데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