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기자수첩] 노통이 띄운 "가덕신공항" 착륙단추는 문대통령 손에
프라임경제 | 2020-08-07 16:39:25

[프라임경제] "마! 치우소. 공항은 무슨, 정치꾼들 새빨간 구라에 어디 한두 번 속나."

부산·울산·경남 800만 민심이 오랜 희망고문에 지쳐간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 모두 한목소리로 가덕신공항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이낙연 전 총리, 김부겸 전 장관, 박주민 의원 등 누구도 당론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역대급 물난리로 도시전체가 침수피해를 겪던 이튿날 부산지역 광역·기초의원 40여명은 청와대 앞에서 가덕신공항 유치를 촉구하는 항의시위를 가졌다. 대다수가 집권여당 소속의원들로 표를 먹고사는 이들이 물폭탄에 초토화된 지역구를 돌보지 못하고 상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청와대는 알아야 한다.

국토면적 12%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절반의 국민들이 산다. 매년 2만명의 부산 청년들은 학업과 취업을 위해 서울과 경기도로 떠난다. 해운대 센텀시티 크기에 첨단지식기반도시 판교 테크노벨리의 총생산은 이미 해양수도 부산시 전체 GDP를 추월했다.

인천국제공항 지척에 있는 송도국제도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들을 비롯해 연세대 및 뉴욕주립대 캠퍼스가 자리하고, 삼성반도체와 SK하이닉스 생산라인을 비롯해 항공물류 거점기지도 모두 수도권 차지다. 휴전선과 접한 파주시에서 서울 강남까지 30분대로 출퇴근이 가능한 광역고속철도 GTX 공사가 한창이다.

이렇듯 허브공항을 품은 수도권은 우리 부산시민들 상상 그이상의 경제규모와 사회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주·유럽 등 장거리노선이 없는 부산 김해공항은 대형기종을 띄우지도 못하는 V자 활주로(3.2Km)를 놓고 국토부와 줄다리기로 허송세월 보내는 사이에 인천공항은 벌써 5번째 활주로(4Km) 를 계획하고 있다.

공항은 경제와 직결 된다던 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처럼 수도권이 팽창할 것을 미리 예상했다. 그래서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고, 공공기관을 서둘러 지방으로 분산시켰다. 아울러 참여정부는 2004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부산권에 영종도와 같은 관문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지방정부의 경제자립을 위한 아젠다로 설정했다. 그것이 바로 가덕신공항이었다.

하지만 한반도대운하(?) 카드를 빼든 차기 이명박 정부는 공항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순이익만 1조원 이상(2018년 기준)의 인천공항을 민영화하겠다며 임기 중에 세 차례나 외국자본을 상대로 매각을 시도한데서 잘 드러난다. 결국 그가 공약했던 부산권공항도 그의 재임기간 동안 30조 넘게 쏟아 부은 4대강사업에 밀려 찬밥신세를 전전하다 끝내 물속에 수장되고 말았다.

한번 재미를 보자 대선에서 공항은 단골메뉴가 된다. 박근혜정부가 그랬고 지금의 문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

가덕도를 찬양하던 박 대통령 역시 당선되자 이내 돌변했다, 대구·경북이 미는 경남밀양을 슬그머니 끼워 넣더니 국토부에 관문공항 부지선정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에게도 공항은 남다르다. 두 번에 걸친 대선공약이자 당 대표시절엔 20대 총선에서 부산 민주당 후보 다섯 명만 국회로 보내준다면 반드시 가덕신공항을 가져오겠다는 공언도 했다. 노통이 지핀 꺼져가던 공항불씨를 살리려는 의지를 보았고 부산유권자들은 바로 응답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임기종반을 치닫는 지금까지 공약이행을 않고 있다.

부산경제는 이미 노쇠하고 병들었다. 조선, 철강, 자동차부품 등의 무게중심산업으로는 오늘하루 살기에도 버겁다. 하루 생활권인 스마트글로벌시대에 한 달, 보름 걸리는 해상물류로는 기업과 사람을 불러모으는 데 한계가 분명 있다. 부산은 고용의 근간인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기업조차 찾기 힘든 열악한 구조를 갖고 있다. 가장 큰 기업이 BNK금융이라면 많은 수도권사람들이 놀란다.

노통의 말처럼 공항이 곧 경제다. 16년 세월을 참고 견뎌온 부산시민들이 ‘배신의 정치’에 더 이상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해묵은 논쟁을 끝낼 유일한 단 한사람은 바로 문 대통령이다. 이제 착륙버튼을 눌러야할 때다.


서경수 기자 sks@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