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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장단기 금리차 5년래 최대…경기 호황 아닌데 왜?
한국경제 | 2020-09-20 14:19:26
최근 국고채 장기물과 단기물 간의 금리 격차가 5년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장
·단기물 금리차는 보통 경기가 호황일 때 커진다. 빠른 경기 회복에 대
한 기대가 투영된 것 아니냐는 기대도 있지만,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잇따라
편성하는 등 국고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장기물 소화에 부담을 느꼈기 때
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8일 150.3bp(1bp=0.0
1%포인트)를 기록했다. 3년물 금리(90.7bp)와의 격차는 59.6bp다. 국고채 장단
기 금리차는 지난 1일 60.5bp를 기록했고 이후 그 근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차가 60bp를 넘은 건 2015년 9월 16일(60.4bp) 이후 처음이
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 격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
된 지난 연초 이후 계속 벌어졌다. 지난 2월말 22.9bp였던 격차는 4월 51.2bp,
6월 53.1bp, 8월 57.6bp로 점점 커졌다. 지난 2일에는 61.6bp를 기록했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차는 일반적으로 경기가 호황일 때 벌어진다. 반대로 금리차
가 좁혀지거나, 정도가 심해져 역전되면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
진다. 호황일 때 금리차가 커지는 건 단기물 금리는 통화정책을 반영해 떨어지
고, 장기물 금리는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반영해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
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금리차가 확대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경을 잇따라 편성해 국고채 발행량이 급증한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단기물은 수요가 많아 발행을 많이 해도 시장에서 소화
가 되지만, 장기물은 수요자 입장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금리를 높여줘야 소
화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정부의 국고채 발행량은 지난해보다 60%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추경 편성 전에도 이미 30% 증가 예정이었는데 가중됐다.
정임보 대신증권 채권운용팀장은 “금리가 앞으로 더 내려갈지(채권 가격
이 상승할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보니 유동성이나 가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
담이 큰 장기물을 매수하는데 시장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
가 장기물 금리를 더 올리면 결국 팔 순 있겠지만 정부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국고채 5조원어치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장
기물을 중심으로 한 금리 인상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는 한시적인
처방이다. 한은은 국고채 매입을 미국 중앙은행(Fed)처럼 많이 할 수 없기 때
문이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달러를 많이 풀어도 화폐가치 하락 위험
이 낮지만 한국은 그게 아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최근 연이은 국고채 발행으로 시장
실질금리가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너무 높아졌다”며 “내년까지 이
런 상황이 지속돼 기업활동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ldq
uo;연말에 해외 금리도 올라갈 수 있는데 그러면 시장 참가자들이 느끼는 부담
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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