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美 캘리포니아, 내연기관車 퇴출한다
한국경제 | 2020-09-25 03:26:49
[ 박상용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부터 가솔린(휘발유) 신차의 판매
금지를 선언했다. 배기가스가 없는 승용차만 새로 생산하라고 한 곳은 미국 5
0개 주 중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앞당겨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일각에선 &
lsquo;억지 정책’이라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백악관은 “일자
리를 파괴하고 소비자 부담만 늘릴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배기가스 없는 차만 팔아라”
개빈 뉴섬 미 캘리포니아주지사는 2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특
별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2035년부터 캘리포
니아주에서 가솔린 승용차와 픽업트럭을 구매할 수 없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
출량을 35%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신차 구매 시에만 적용된다.
2035년 이후에도 가솔린 중고차는 구매할 수 있으며 기존에 갖고 있던 가솔린
승용차를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 함께 2025년까지 캘리포니아주 내 도로를 운행하는 대형 트럭들이 내뿜는
배출가스가 ‘제로(0)’가 되게끔 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2045
년까지 중형 및 대형 차량의 배출가스도 제로로 의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뉴섬
주지사는 “급격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아이들과 가족이 숨쉬는 공기가 오
염되도록 내버려 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주
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행정명령은 좌파가 얼마나 극단적인지 보
여주는 사례”라며 “내연기관 차량산업 관련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
비자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와 백
악관 간 갈등은 최근 산불 문제 등을 놓고도 심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캘리포니아주의 특별 권한을 박탈해 새 규정을 마련하겠다며 환경정책을 규제하
기 위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주 의회와 주지사가 20년 이상
민주당 지배하에 놓여 있는 이른바 ‘민주당 텃밭’이라고 WSJ는 전
했다. 자동차업계 “법적 강제는 반대”
뉴섬 주지사의 이 같은 결정은 미국 자동차산업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의 11%를 차
지하는 최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다른 주 정부들도 잇따라 ‘탈(脫)내연기
관 차량’을 선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도 ‘탁상행정’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적잖다. 완성차 업
체들의 모임인 미 자동차혁신협회는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는 성공적인
자동차 시장을 건설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행정
명령처럼 15년 안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판매량을 단숨에 늘리기 쉽지 않을 것
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된 200만 대의 승용차 중 친환경 자
동차(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는 8%뿐이었다.

단기간 내 강제적으로 가솔린차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자동차 시장
의 패러다임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 친환경차로 전환되는 것은 시대적인 흐
름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20% 이
상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대 후반에는 전기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내연기관
차를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래서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대 대비
에 분주하다. 포드는 픽업트럭 F-150, 머스탱 등 기존 주력 차량을 전기차로 제
작하기로 했으며 제너럴모터스는 2023년까지 전기차 20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은 내연기관차 퇴출에 일찌감치 앞장서 왔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5년
뒤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BMW·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굴지의 완성차업체를 둔 독일도 2030년을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 중단 목표로 세웠다. 영국은 당초 데드라인을 2035년으로 세웠으나 이를
5년 앞당기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