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11년간 소득세 0" vs "수백만달러 냈다"...트럼프 납세 논란
한국경제 | 2020-09-29 06:20:28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30여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실적이 새 변수로 떠
올랐다.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18년치(2000~2017
년) 납세 실적을 폭로하면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2016년과 취임 첫 해인 2017년에 750
달러씩의 연방 소득세(이하 소득세)를 냈지만 11년간 소득세를 한 푼도 안 냈다
으며 이는 손실이 수입보다 크다고 신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
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실적은
29일 열리는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과의 1차 대선후보 TV 토론의 핵심 쟁
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절세의 기술'?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분석기간인 18년간 총 9500만달러(약 1100억원)
의 소득세를 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이자까지 합쳐서 환급받은 금액이 7290
만달러에 달한다. 낸 세금의 77%를 돌려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18년간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낸 소득세는 연평균 140만달러
다. 이는 미국 최상위 0.001% 부자들의 연평균 소득세 납부액(2500만달러)의 5
.6%에 그친다. NYT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매년
10만달러 이상의 세금을 정기적으로 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려받은 세금 중엔 논란의 소지도 있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
령은 세금 환급 사유로 애틀랜틱시티 카지노들의 엄청난 적자를 들면서 이들 카
지노 지분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분 포기 시점에 새로 세운 카지노회
사의 지분 5%를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과 가족의 지출을 상당부분 회사 사업 비용으로 처리했다
. '어프렌티스' 출연 기간 자신의 헤어스타일 비용 7만달러, 딸 이방카
의 헤어·메이크업 비용 10만달러 등을 회사 비용으로 분류했고, 결과적
으로 세금을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6년 매입한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의 대저택 '세븐 스프
링스'를 '투자용 부동산'으로 분류해 2014년 이후 220만달러의 재
산세를 감면받았다. 하지만 세븐 스프링스는 회사 홈페이지 등에 트럼프 가족
저택으로 소개됐다고 NYT는 지적했다.

회사 지출을 늘린 각종 컨설팅비도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사들은
거의 모든 사업에서 약 20%의 컨설팅비를 지출했지만 이 비용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다. 2010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컨설팅비로 지급한 액수는 2600만
달러에 달한다.

컨설팅비가 트럼프 가족에게 다시 흘러들어온 정황도 포착됐다. 회사 측은 하
와이와 밴쿠버의 호텔 개발사업으로 이름이 적시되지 않은 한 컨설턴트에게 74
만7622달러를 지급했다. 그런데 이방카 트럼프가 2017년 백악관에 입성할 때 제
출한 자료를 보면 자신이 공동 소유한 컨설팅회사로부터 이와 똑같은 금액을 받
았다고 NYT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업인 부동산 사업 등에선 손해를 보면서도 정작 자신은 &#
39;성공한 사업가'의 이미지와 브랜드로 커다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
다. 예컨대 핵심 사업인 골프장 영업에선 2000년 이후 3억1500만달러 이상의 손
실을 냈다. 2016년 문을 연 워싱턴DC 호텔도 짧은 기간에 5500만달러 이상 적자
를 봤다.

반면 2004∼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어프렌티스'와 각종 라이센싱
, 홍보 계약 등으로 번 돈은 총 4억2740만달러로 집계됐다. 또 두 채의 건물에
투자해 1억7650만달러의 수익을 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세금을 환급받은데 대해 NYT는 2008년과 200
9년 트럼프 대통령 소유 기업에서 총 14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신고한 것
이 근거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만약 세무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환급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
통령은 환급받은 돈으로 창출한 이익을 환납해야 할 뿐만 아니라 1억달러 이상
의 벌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2012년 트럼프타워를 담보로 빌린 1억달러의 대출 상환 시한이 다가오는 등 재
무적 문제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만기도래하는
이 대출의 원금을 아직까지 한 푼도 갚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캡처

◆트럼프, "가짜뉴스", 펠로시 "국가안보 문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NYT 보도를 "가짜뉴스"
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세금을 냈다"며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측도 NYT에 보도와 관련 &qu
ot;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사실이 부정확해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여년간 연방정부에 개인세금 수천만달러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 그룹 측이 '개인세금'이라는 용어를 쓴 점에 주
목하며 "개인세금에는 소득세와 함께 사회보장연금·건강보험금 등
(급여세)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엔 트윗을 통해 "나는 수백만달러의 세금을 냈지만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가상각과 세액공제를 받을 자격이 있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NYT 보도를 "불법적으로 취득한 정보"라고 공격
했다. NYT는 앞서 합법적 경로로 취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에는 없는 자신의 특별한 자산을 살펴보면 차입금을
이용한 투자가 극도로 낮다고 했다. 또 이 정보의 많은 부분은 이미 기록으로
보관돼 있다며 "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부터 모
든 자산과 부채를 보여주는 재무제표를 공개할 수 있다고 오랫동안 말해왔다&q
uot;고 했다. 또 "(재무제표는)내가 기록상 연간 40만 달러와 대통령 봉급
을 포기한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8일 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의 부채와 관련, "이것은 국가 안보 문제"라고 공격했다. 대통령이
누구에게 빚을 졌는지, 대통령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다른 나라들과
관련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