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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스타트업 이야기]"외로움"에 주목하는 이유
비즈니스워치 | 2020-09-30 10:00:12

[비즈니스워치] 김유정 500스타트업 수석심사역 yolanda.kim@500startups.com

코로나(COVID-19)로 세계 여러 국가들이 실시한 봉쇄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등장한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는 이른바 '자가 격리 짤(Quarantine memes)' 유행이다.



집에만 머무는 동안 외로움과 무료함을 이기기 위해 하는 실없는 행동을 공유한 사진이나 영상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커피믹스 내용물을 일일이 분류하거나, 집에만 머무는 동안 운동부족으로 불어난 몸에 대한 유머 등이다.



외로움은 특정 지역이나 세대만의 불편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류 공통의 어려움이다.



한국만 살펴보더라도 2019년 기준 1인가구 비율은 전체의 30.2%(614만명)를 차지하고 있고, 4년전인 2015년대비 100만명 가량 더 늘었다.



글로벌 보험사 시그나(Cigna)가 18세 이상 성인 1만4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61%가 '외로움을 느끼고, 이는 더 악화될 것 같다'고 답했다. 물론 '1인가구=외로움'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같은 주거 형태에 더해 재택근무 인구가 늘어나는 등 환경 변화가 외로움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 아닌지 유추해보기엔 충분하다.



'외로움'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오디오 플랫폼 스푼라디오의 경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접속하는 시간대가 밤 9시에서 새벽2시라고 한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 DJ들이 일상의 소소한 얘기를 하면서 청취자들과 연결되고, 원하면 누구나 DJ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처럼 촬영 장비가 필요하지도 않고 얼굴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없이 쉽게 타인과 연결되는 셈이다. 스푼라디오의 인기DJ들의 콘텐츠를 보면 절반 이상이 특별한 주제를 다루기보다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소소한 얘깃거리를 나누고 있다.





외로움은 한국, 일본 등 특정 시장에만 적용되는 키워드가 아니다. 우리보다 성숙한 창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역시 업무 환경 속에서 외로움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은 2025년까지 70%의 인력이 한달에 5일 이상 원격으로 근무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서 느끼는 가장 큰 불편이 무엇인지 조사해보니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과 '외로움'이라고 꼽았다.(buffer.com 참조)



이는 협업툴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슬랙, 잔디 등 국내외 많은 협업툴 중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외로움을 줄여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프레젠스(Presence)라는 초기 미국 기업도 그런 점에서 성장이 기대된다. 여느 협업툴과 마찬가지로 효율적인 업무와 커뮤니케이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음성 서비스를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소위 '워터쿨러 대화(Water-cooler talk)'라 부르는 업무와 직접적 관련은 없으나 소소하게 동료들과 나누는 대화를 가능하게 해준다. "참, 어제 야구 봤어요?", "요새 넷플릭스에 볼 만한 거 있어요?" 같은 소소한 얘길 하자고 줌(Zoom) 미팅을 신청할 수도,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기도 애매하지만 정수기 물 마시다 마주친 동료와 나누는 이같은 대화가 업무 환경에서 외로움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일시적인 불편이 아니다. 연령이나 성별을 가리지도 않는다. 자신의 서비스에 열광할 고객을 모으고 싶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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