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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공공배달앱으로 주문하면 음식값 절반 깎아준다
한국경제 | 2020-10-17 01:57:53
[ 박종관 기자 ] 서울시가 공공배달서비스 ‘제로배달 유니온’의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반값 할인’ 카드를 꺼냈다. 제로배달 유니
온에 소속된 공공배달 앱에서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서울시 예산으로 음
식값의 절반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서울시가 야심 차게 내놓은 제로배달 앱이
시민들에게 외면받자 세금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
금으로 배달 음식 최대 55% 할인
16일 배달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띵동과 사랑愛배달 등 제로배달 유니온에 소
속된 공공배달 앱은 16~17일, 23~24일 나흘간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는 소
비자에게 주문 금액의 절반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한다. 할인 횟수에는 제한이
없고, 한 사람당 최대 할인 한도는 5만원이다. 4인 가족이 서로 다른 아이디로
주문하면 최대 20만원까지 혜택을 볼 수 있다.

행사 기간에 서울사랑상품권을 이용해 10만원어치 배달 음식을 주문하면 5만원
을 내면 된다. 서울사랑상품권이 액면가의 최대 10% 할인된 금액에 판매되는 것
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지급하는 금액은 4만5000원 수준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 할인율은 55%에 달하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할인 행사를 위해 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세금으로 치킨값을 대준다”는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서울시가 파
격적인 할인 행사에 나선 이유는 제로배달 유니온이 예상보다 흥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달 16일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때도 한 달간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시 10% 할인해주는 행사를 열었지만 할인을
위해 마련한 예산 4억원을 다 쓰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제로배달 앱의 정확한 이용 실적에 대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국정
감사를 맞아 한 국회의원이 서울시에 제로배달 앱 이용 실적 등의 자료를 요청
했지만, 시는 “제로배달 앱의 운영 주체는 서울시가 아니라 개별 기업&r
dquo;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공정 경쟁 방해한다는 지적도
전문가들은 서울시 공공배달서비스의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배달의민족 등 기존 배달 앱과 비교해 별다른 특징이 없는 공공배달 앱을 소비
자가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어서다. 이용자 확보를 위해 계속해서 세금을 투입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0~2% 수준의 낮은 수수료를 받는 공공배달
앱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할인 행사를 펼칠 여력이 없다”며 “기존
배달 앱과의 경쟁을 위해 서울시가 계속해서 마케팅비를 지원해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공공배달 앱이 제로페이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
도 있다. 간편결제 앱 제로페이는 차별성 없는 서비스로 출시 초기 이용자를 확
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서울시 지원이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고 지적하
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양분하고 있던 배달 앱 시장에는 최근 쿠팡이
츠와 위메프오 등 후발주자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배달 앱 업
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특정 업체에만 세금으로 마케팅비를 지원해주면
되레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경쟁을 막게 된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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