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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최악의 '판매절벽'…국내 22%·해외 9% 급감
한국경제 | 2020-10-18 15:27:24
[ 도병욱 기자 ] 국내 완성차 5사가 사상 최악의 ‘판매 절벽’에
직면했다. 경기 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대형
악재가 더해진 결과다. 자동차업계는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rdquo;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붕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사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8만1722대의 차량
을 판매했다. 지난해 2월(10만4307대)보다 판매량이 21.7% 줄었다. 완성차업체
의 국내 판매량(월간 기준)이 9만 대를 밑돈 건 2009년 1월(7만3537대) 후 처음
이다. 지난달 완성차업체들의 해외 판매(수출+해외 생산)는 46만3089대로 전년
동월(56만7396대)보다 8.6% 줄었다.

국내 자동차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부터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3만9290대, 해외에서 23만5754대를 팔았다. 지
난해 2월에 비해 각각 26.4%, 10.2% 감소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2만8681대, 해외에서 15만9163대 파는 데 그쳤다. 작년 동월보다 각각 13.7%,
3.2%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 실적은 어
지간한 충격에는 흔들리지 않는다”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이
급감한 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
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해외 판매 실적은 2011년 2월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코로나發 셧다운 후폭풍…현대·기아차, 12만대 생산 차질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중견 자동차 3사가 받은 충격은 더욱
컸다. 한국GM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4978대로 2007년 11월(4537대) 이후 &l
squo;최악’이었다. 2018년 군산공장 폐쇄로 ‘철수설’이 불거
진 이후 국내 판매량이 반토막 났을 때보다 더 나쁜 성적이다. 해외 판매도 작
년 동월보다 16.0% 줄었다.

르노삼성의 국내외 판매량은 반토막 났다. 지난해 2월 1만1721대에서 지난달 7
057대로 떨어졌다. 쌍용차도 작년 2월에 비해 24.7% 줄어든 5100대를 파는 데
그쳤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경기 침체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
태가 덮치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설 연
휴가 지난해엔 2월에, 올해엔 1월에 있었기 때문에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보다 15% 넘게 늘어나는 게 정상”이라며 “여러 악재를 감안하더라
도 지난달 자동차 판매 성적은 너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판매 절벽’이 장기화할 조짐도 보인다. 정부가 승용차에 붙는 개
별소비세를 오는 6월까지 5%에서 1.5%(교육세 및 부가가치세 포함 143만원 한도
)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자동차 판매점 직원은 “지난달 하순부터 매장을
찾아와 문의하는 고객이 거의 끊기다시피했다”며 “이달 판매도 마
음을 접었다”고 털어놨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위축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기아
자동차는 이달 중국 공장 생산량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여기에 공장 가동이 추가로 중단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전선
뭉치) 등 중국산 부품 공급이 아직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
날 “코로나19 탓에 지난달 약 12만 대의 국내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rdq
uo;며 “상반기 판매량 및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사태가 장기화
하면 추가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공시했다.

‘연 400만 대 생산’은 지난해(395만 대)에 이어 2년 연속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생태계가 유지되는 ‘마지노선&r
squo;으로 연 400만 대 생산을 꼽는다. 완성차 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부
품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부품
업체 대표는 “이미 임원 임금은 삭감했고, 조만간 직원들의 임금을 깎거
나 일부를 내보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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