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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집창촌 재생사업 "속빈 강정"…예술인들 "외면"
뉴스핌 | 2020-10-26 06:28:49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 전주시가 도심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인 선미촌을 예술인마을로 재생시키겠다며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정작 예술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집창촌을 해체시키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87억 원을 들여 선미촌에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26일 전주시 서노송동 선미촌에 위치한 예술공간 2호점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2020.10.25 obliviate12@newspim.com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는 △문화적 도시재생사업(7억) △예술협업 창작지원센터 조성(9억) △예술촌창작지원센터 7호점(리모델링 4억6000만원) 등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또 예술인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문화예술복합공간 2호점, 새활용센터, 예술가 책방인 물결서사 등도 선미촌 이미지 변신을 위해 마련됐다.

예술촌창작지원센터는 예술가들에게 전시공간과 작업공간을 지원해 지역문화예술 역량을 강화하고, 새활용센터는 재활용품에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해 예술품으로 재탄생시켜 시민문화 확산을 주도할 예정이다.

또 물결서사는 시에서 매입한 공간을 임대해 시인과 화가, 성악가, 사진가 등 지역 예술인들이 서점으로 운영하는 문화공간이다.

그러나 예술인 및 예술단체의 의견수렴이나 토론회조차 없이 예술촌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바람에 예술인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선미촌 재생사업이 '예술인 없는 예술촌'이 된 것은 전주시가 당초 집창촌을 없애는데 급급한 나머지 예술인을 배제한 채 '일단 하고보자'는 식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주시 미술협회 소속 A모 작가는 "선미촌을 예술인 마을로 만든다는 계획은 탁상행정에서 비롯됐다"면서 "예술가들이 이곳에 작업실을 마련하고자 해도 주변 환경과 높은 매매가 등으로 입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양화가 B모 씨는 "선미촌에 예술촌창작지원센터가 조성되는지 몰랐다"면서 "성공적인 예술마을을 만들려면 지역 예술가의 의견청취가 먼저 이뤄졌어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대학생들을 섭외해 설치미술 등 초보적인 전시로 예술촌 흉내를 내고 있다"며 "작업실을 조성해 대여하겠다는 계획 또한 시간구애 없이 작업하는 예술가의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다"고 지적했다.

서양화가 C모 씨는 "예술촌창작지원센터에 작업공간과 전시공간을 조성해 예술인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고 해서 들려봤는데 창작공간으로는 맞지않다"고 꼬집었다.

전주시 도시재생 관계자는 "도시미관을 해치는 집창촌을 재생하는데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소프트웨어 중의 하나인 예술촌 기획이 세밀하지 못했다"며 "예술관련 시설의 향후 활용방안을 담담부서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oblivia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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