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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도 세금도 원천은 기업…이윤창출로 사회에 공헌
한국경제 | 2020-10-26 09:00:08
[ 고기완 기자 ] [질문1] 기업은 왜 생겨났을까? 1937년 영국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Ronald Coase, 1910~2013)는 이 질문을 연구해서 ‘기업의 본질&rs
quo;을 논문으로 썼다. 199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는 그는 기업은 ‘거래비
용을 내부화하기 위해’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연필을 만드는
기업은 연필을 만들 때 필요한 모든 과정과 조직을 기업이라는 하나의 몸체 안
으로 내부화했다. 연필에 들어가는 각종 원자재(흑연, 나무, 고무 등)를 구매하
는 조직, 디자인하는 부서, 생산을 담당하는 라인을 내부에 넣어 ‘수직계
열화’ 했다. 이렇게 하면 개인이 연필을 만들 때보다 각 단계에서 발생하
는 거래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질문2] 기업은 언제쯤 생겼을까? 콜럼버스가 15세기 중반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대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현대식 기업의 모습이 나
타났다. 대항해 시대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사업 기회를 열어
줬다. 인류는 수렵채집 시기를 거치고, 농업화와 짐승의 가축화를 거치고, 시장
에서 물물교환하고, 가족단위로 사업을 하는 가내수공업을 거친 이후 마침내 &
lsquo;비즈니스 조직화’에 이르렀다. 15세기 이후 식민지를 개척하고, 먼
땅에서 금과 은을 발견하고, 동양의 향신료를 찾아 거래하는 사업은 한 개인이
하기엔 너무 크고 위험했다. 거칠고 먼 항해를 무사히 끝내고 항구로 돌아오면
대박을 내지만, 긴 여정에서 알 수 없는 기후를 만나 배가 좌초하기라도 하면
, 쪽박을 차야 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rsquo; 시대였다. 잘 아는 사람끼리 자본을 공동투자하기도 했지만, 서로 모르
는 많은 사람에게도 자본을 모으는 방법은 시장처럼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질문3] 기업에도 종류가 있는가? 어떤 지배구조를 갖느냐에 따라 부르는 이름
이 다르다. 합자, 합명, 유한회사, 주식회사, 협동조합이라는 것들이다. 합자와
합명회사는 기업을 세운 출자자들이 부도에 무한 책임을 지는 회사다. 기업이
잘못될 경우, 개인 재산을 모두 털어서라도 책임을 진다. 반면 주식회사와 유
한회사는 출자자들이 출자한 돈만큼만 책임을 진다. 개인재산으로 빚을 갚을 필
요가 없다. 이들 중 많은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기업 형태는 단연 주식회사다
. 주식회사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향후 기업 가치를 보고 투자할 수 있되,
책임은 투자금에 한해 지면 된다. 지배지주는 이 회사에 자본을 많이 댄 사람
이고, 소액주주는 말 그대로 자본을 조금씩 댄 수많은 사람들이다. 지배주주는
기업가치를 높여 돈을 벌어야 하는 인센티브가 크게 작동하고, 소액주주들은
보유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면, 언제든 팔아 이익을 보려는 인센티브에 따라 투
자한다.

[질문4] 기업은 무엇을 하나? 기업은 자본과 노동을 투입해 재화와 서비스를 만
들어 시장에 파는 조직이다. 기업들은 생산 과정을 통해 원자재 구매에 돈을 지
출하고(원자재를 판 사람에겐 소득), 노동력을 제공한 사람에게 인건비를 지불
하고(노동자에겐 소득), 자본을 쓴 비용(이자 등)을 내고, 국가에 세금을 꼬박
꼬박 내고(우리나라에선 상위 10%의 기업이 전체 법인세의 96% 부담), 맨 마지
막에 남는 작은 이윤(안 남고 적자를 보는 기업도 많다)으로 재투자하거나 주주
에게 배당한다. 기업의 이윤이 도덕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윤은 경쟁
에서 이겨야, 소비자를 잘 만족시켜서 손실을 보지 않을 때 얻을 수 있는 사후
적인 결과일 뿐이기 때문이다. 주변에 장사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이렇게 말
한다. “장사나 기업이나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뭔가를 팔아서
이윤을 남긴다는 것의 도덕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질문5] 기업의 사회적 공헌은 무엇인가? 사람 중에도 나쁜 사람이 있듯이, 기
업 중에는 나쁜 기업도 있다. 이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성인군자만 세상에 있
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기업은 기업하는 과정에서 이미 많은 ‘사
회적 공헌’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생산요소들을 사면서 파는 사람에
게 소득을 제공하고, 일자리(소득 제공)를 만들어내고, 나라에 각종 세금을 낸
다. 우리는 이런 공헌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이런 공헌
은 성공한 기업들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빚을 지고 망하면, 소득 기회도, 일자
리 제공도, 세금 납부도 못 한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는 기업이 바로 대기업(글로벌 기업)이다. 적은 사람을
만족시키면 중소기업에 머문다. 소비자들을 잘 만족시켜 마지막에 얻는 결과가
바로 이윤이다. 반대면 손실을 본다. 기업들은 이미 많은 ‘사회적 공헌
’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기업의 &l
squo;사회적’ 공헌을 더 요구한다. 다음 페이지에서 더 알아보자.

고기완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NIE 포인트
①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가 말한 ‘거래비용 내부화’를 더 알아보자
.

② 합자, 합명, 주식회사, 협동조합의 차이를 더 알아보자.

③ 이윤과 손실은 무엇의 결과물인지를 토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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