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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공화 텃밭' 흔들리나…트럼프·바이든, 텍사스서 1%P差 접전[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한국경제 | 2020-10-30 08:01:34
[ 주용석 기자 ] 미국 공화당의 40년 아성인 텍사스주가 심상치 않다. 대선(1
1월 3일)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완승&rsq
uo;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부통령 후보인 카멀
라 해리스를 텍사스에 직접 투입하기로 하는 등 트럼프의 안방까지 넘보고 있다
.

바이든 캠프는 28일(현지시간) “해리스 상원의원이 30일 텍사스 포트워스
와 휴스턴,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마을인 매캘런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
혔다. 해리스는 “(우리에게) 출입금지 구역은 없다”며 텍사스 공략
에 의욕을 보였다. 바이든 캠프가 올해 대선기간 정·부통령 후보를 직접
텍사스에 보내 유세하는 건 이날이 처음이다.

텍사스는 ‘공화당 패배’란 말을 상상하기조차 힘든 곳이다. 1980년
이후 2016년까지 치러진 10차례 대선에서 모두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1994
년 이후엔 주지사와 상원의원 2명도 모두 공화당 차지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4
년 전 대선 때 텍사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9%포인트 차로 눌렀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선거 분석 전문 ‘270투윈’이 최근 집계한
5개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텍사스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47.2%, 바이든 지지율
은 46.2%로 불과 1%포인트 차이다. 초당적 선거 분석 기관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쿡리포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텍사스를 ‘공화당 우세지역
’에서 ‘경합주’로 바꿨다. 그러면서 “(대선 승리에 필
요한) 270명으로 가는 바이든의 길은 넓어졌고 트럼프의 길은 좁아졌다”
고 분석했다. 또 텍사스 외에 오하이오, 아이오와, 조지아, 플로리다, 노스캐롤
라이나를 경합주로 꼽았다. 기존 6대 경합주 중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
아, 애리조나는 승부의 추가 바이든에게 기운 것으로 보면서 공화당 우세지역이
었던 텍사스, 아이오와, 오하이오, 조지아를 새로 경합주로 묶은 것이다.

만약 바이든이 텍사스주에서 승리하면 민주당 후보로는 1976년 지미 카터 대통
령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대선도 하나마나한 ‘게임’이 된
다. 텍사스는 전체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중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55명
)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8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 선거인단 수에서 306 대 232로 힐러리를 제쳤다. 텍사
스 등 공화당 텃밭과 함께 6대 경합주를 모두 이긴 결과다. 만약 올해 텍사스를
뺏기면 6대 경합주를 다 이겨도 선거인단 확보 수가 268명에 그친다. 미 인터
넷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이 텍사스를 이기면 트럼프에겐 KO 펀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텃밭 텍사스가 흔들리는 건 히스패닉 인구가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현
재 백인과 히스패닉의 인구 비율은 대략 40%로 비슷해졌다. 민주당 경선 하차
후 바이든을 지지해온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도 지난주 텍사스와 오하이오에
1500만달러어치의 바이든 지지 광고를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은 아직까지 텍사스에 돈과 인력을 ‘올인’하지 않고
있다. 악시오스는 “텍사스 민주당원들은 더 많은 돈을 투입해 달라고 캠
프에 요청하고 있지만 바이든은 퇴짜를 놨다”고 전했다. 텍사스에서 승리
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텍사스 민심이 바이든으로 선뜻 돌아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이 텍사스 경제를 죽일 수 있어서다. 바이든은 지난 22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석유산업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을 끊겠다”고 해 텍
사스 민심에 불을 질렀다. 텍사스는 미국 석유산업의 ‘메카’로, 석
유 관련 일자리가 경제의 핵심 축이다.

이날 기준 미 전역의 사전투표는 7580만 명을 기록했다. 4년 전 총 투표자(1억
3600만 명)의 55%에 달하는 수치다. 바이든도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 인
근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기존 6대 경합주의 판세는 요동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유권자 1000
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8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은 러스트벨트(동부
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각각 9%포인트 차, 펜실베이니아
에선 5%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

하지만 선벨트(남부지역)인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선 2%포인트 차, 노스캐롤라
이나에선 1%포인트 차 리드에 그쳤다. ‘러스트벨트에서 바이든 우세, 선
벨트에서 트럼프 추격’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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