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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기대…국고채 年1.5% 밑으로
한국경제 | 2020-11-15 16:24:45
[ 이호기/김익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
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1.5% 아래로 떨어졌다. 국고
채 금리가 연 1.5% 선을 밑돈 건 201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연 1.7
5%)와의 격차도 0.25%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73%포인트 급락한 연
1.469%에 마감했다. 이는 2016년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사상 최저인 연 1.2%까지 떨어졌다가 다섯 달 만인 11
월 연 1.5% 이상으로 올라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채권 금리 급락(채권 가격 급등)은 이 총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
부 장관의 발언에 영향을 받았다. 이 총재는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 상황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
고 말했다. 홍 부총리도 “(이 총재가) 통화 완화 기조 가능성을 말한 것
”이라고 했다.

이주열 "경제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금리 인하 '깜빡
이' 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
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ldq
uo;통화정책은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언
급했다. 채권시장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장·단기 채권 가격이 동반 상승(금리 하락)했다.

그동안 주변의 금리 인하 주장에도 말을 아껴왔던 이 총재가 이날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은 그만큼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올해 4월 기자간담회와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
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날 나빠지는 대외 변수를 언급하며 결국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시사
했다. 이 총재는 기념사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
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라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ldq
uo;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세계 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도 나타냈다. 이 역시 “조만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던 기존 발
언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 총재의 우려를 뒷받침하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4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달(98.95)보다 내려
간 98.76을 기록했다. 2017년 5월(101.63) 이후 23개월 연속 하락세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2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4분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4분기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오는 10월 17
일과 11월 29일에 열린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한은
이 금리인하 깜빡이를 켠 만큼 4분기인 10월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
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움직임과 올해 2분기 국내
경제성장률 추이를 바탕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당겨지거나 미뤄질 것&rdq
uo;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권시장 강세도 이 총재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공동락 대신증권 자산리
서치부 팀장은 “한은이 과거 통화 기조를 전환할 때 기준금리 인하가 한
차례에 그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며 “국고채 금리가 1.5% 아래
로 내려간 것은 이미 두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채권시장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
다봤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ed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며 “한은도 미국과 보조를 맞출 가능
성이 높아 국내 채권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김익환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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