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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전무한 희귀 뇌질환…카이노스메드 "1호 신약 도전"
한국경제 | 2021-06-13 10:16:44
[ 이주현 기자 ] 평균 생존기간 8년.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뇌질환 중 하나인
다계통위축증의 첫 증상이 나타난 시점에 환자들이 알게 되는 사실이다. 또 다
른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에선 ‘애드유헬름’이라는 신약이 나왔지만
이쪽은 치료제가 전무하다.

카이노스메드는 그간 신약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던 신규 단백질을 겨냥해 다계
통위축증 임상 2상에 나선다.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사진)는 9일 “내
년 3분기에 임상 중간 결과를 확보하겠다”며 “다계통위축증을 치료
하는 국산 혁신 신약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임상 2상 결과 나
오면 상용화”

다계통위축증은 뇌에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 찌꺼기가 쌓이면서 근육이
굳고 말이 어눌해지는 질환이다. 증세가 비슷한 파킨슨병은 발병 후 상당수가
15년가량 이상 생존하는 편이지만 이 병은 증세가 나타나면 10년을 넘기기가 쉽
지 않다. 발병 2년만 지나도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약 1만
명, 미국 약 10만 명이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 치료
제인 레보도파를 투여하는 치료법이 쓰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약효가 오래 유지
되지 않는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 질환을 대상으로 한 후보물질
‘KM-819’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제출했다. 다국적 제약사도 내놓
지 못한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 이 회사는 기존 임상과는 완전히 다른 질
환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았다. 뇌에서 많이 발현하는 단백질인 ‘파프1&r
squo;이 타깃이다. 파프1은 세포가 자살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이 있다. 이 단백
질이 지나치게 많이 발현하면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다계통위축증이 생긴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동물실험에선 효과가 확인됐다. 신경 독소를 주입한 쥐 모델에 KM-819를 투여했
더니 행동장애가 60% 이상 개선됐다. 이 대표는 “다계통위축증은 치료제
가 없어 임상 2상만 성공해도 조건부 허가를 받아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안전성을 보는 임상 1상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다”고 강조
했다. “에이즈 치료제 신약허가 신청 마쳐”
카이노스메드는 암 치료에도 도전하고 있다. 회사 측은 파프1을 암세포에 투여
하면 항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뇌질환에서는 세포 사멸
기능이 있는 파프1을 억제했다면 암에선 이 능력을 오히려 역이용해 암세포 사
멸을 유도한다. 이 대표는 “파프1 타깃 치료제 개발을 해온 김은희 충남
대 교수를 올초 부사장 겸 바이오의약본부장으로 영입했다”며 “새
로운 약물 작용 방식으로 기존 항암제와 차별화된 신약을 내놓겠다”고 말
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매출 확보 전략도 마련돼 있다. 이 회사는 미국 헬스케어 유
통사인 아이디에스와 함께 합작법인 다이버시티를 설립해 의료기기를 미국에 연
내 공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수요가 늘어난 의료용 장갑, 진단키트
등이 주품목이다. 해외 유통망을 구축하기 어려운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미국
유통망 구축을 지원해주겠다는 구상이다.

판매를 눈앞에 둔 약도 있다. 카이노스메드는 2014년 중국 제약사인 장수아이디
에 에이즈치료제 ‘KM-023’을 기술이전했다. 장수아이디는 지난해
임상 3상을 마치고 중국에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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