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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시장 손 뻗는 롯데칠성·오비맥주..."중소기업 적합업종′ 침해 우려도
뉴스핌 | 2021-10-18 06:46:00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롯데칠성(005300)음료과 오비맥주 등 주류업체들이 수제맥주 사업 확장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 대기업이 시장을 독식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소업체 중심의 수제맥주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다양성 위주의 수제맥주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주류업계에서 새로운 활로로 부상한 수제맥주 시장을 놓고 분분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쪼그라든 소주·맥주...홈술 열풍에 수제맥주 주목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수제맥주 오디션 '수제맥주 캔이 되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중소형 수제맥주 브루어리를 대상으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친 인큐베이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주 중 본선에 진출할 Top10 맥주를 대상으로 시음 평가를 진행하고 이달 말 최종 우승 맥주 등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중소 브루어리 수제맥주의 위탁생산(OEM)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1월 주세법 개정으로 주류OEM 생산이 허용되자 수제맥주 OEM 생산을 본격화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19에 따른 주류부문 타격을 수제맥주OEM과 와인부분 강화로 상당부문 만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주류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30.2% 증가했으며 하반기에도 수제맥주, 와인 사업 등의 호조로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가 진행하는 '수제맥주 캔이 되다' 오디션 프로젝트. 자료=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도 수제맥주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6월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인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orea Brewers Collective, KBC)를 새롭게 런칭했다. 오비맥주는 OEM방식이 아닌 직접 수제맥주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차별점을 뒀다. 실제 오비맥주 KBC가 편의점 업계와 협업해 선보인 노르디스크 맥주 4종은 시장에서도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오비맥주 등 주류 대기업이 수제맥주에 주목한 계기는 코로나1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지난해부터 소주·맥주 등 주류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는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시행되면서 음식점과 주점 등의 주류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수제맥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이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것보다 가족들이나 소수 인원들만 모여 다양한 맛의 술을 맛보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이다. 실제 수제 맥주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산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7년 433억원에서 지난해 1180억원으로 늘어 3년 만에 3배 가까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2023년까지 3700억원으로 3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소 수제맥주업계의 우려..."다양성 해치면 어쩌나"

수제맥주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와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진출을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소업체 중심의 수제맥주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시장 질서를 해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표면상으로 '수제맥주의 다양화'를 내걸고 있지만 자본력과 규모를 앞세워 중소업체들의 다양한 시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소형 수제맥주 브루어리 몽트비어는 지난달 자사 페이스북에 '캔맥주, 수제맥주 되다' 오디션 프로젝트를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몽트비어는 "수제맥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 어떻게든 시장에 들어와야겠기에 이름만 수제인 맥주라도 만들어야 하는 고충을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었다"며 "대기업 캔맥주도 효모가 그대로 살아있는 고급진 진짜 수제맥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안내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중소브루어리를 대상으로 수제맥주오디션을 연 것을 우회해 비판한 것이다.

몽트비어가 롯데칠성의 '수제맥주 캔이 되다' 프로젝트를 패러디해 올린 게시물. 

오뚜기와 함께 진라거를 출시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김태경 대표는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수제맥주 시장에 주류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수제맥주의 사명은 다양한 맥주에 있다"며 "(수제맥주에)스페셜 몰트를 비롯해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대기업에서 할 수 없는 플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으로는 대기업이 수제맥주 시장에 큰 관심이 있어보이지 않다"며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수제맥주의 의미를 헷갈리게 만드는 식의 다급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롯데칠성과 오비맥주 등이 수제맥주 시장에 들어오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의 폭을 넓히고 중소업체가 편의점 시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자칫 수제맥주가 대기업 맥주의 라벨갈이 제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제맥주의 다양성을 고수하는 중소업체들이 살아남을 규모별로 주세나 지원책을 세분화해 적용하는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주류업체들은 대기업 독식이나 다양성 저해 등의 우려와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는 수제맥주사들 별도의 설비투자 없이 캔제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모델"이라며 "참신한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생산과 유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중소형 수제맥주사의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수제와 대중맥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고 편의점에서의 이색 협업 수제맥주 등 다양성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부상함에 따라 오비맥주도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 혁신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수제맥주 사업 또한 기업의 사명인 혁신의 일환"이라고 피력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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