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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앞두고 전세 쏟아지는 '아이파크'…"불안해서 못 살겠다"
한국경제 | 2022-01-18 10:29:23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입주를 앞둔 전
국 아이파크 단지에서 수분양자들이 입주를 꺼리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집주
인들이 직접 들어가는 대신 전세로 매물을 돌리면서 전세 매물이 급증하고 호가
도 떨어지는 곳도 나오고 있다.

18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전국에서 올해 상반기 준공이 예정된 아이파크
아파트는 오는 3월 충북 청주시의 '청주가경아이파크4단지'를 시작으
로 4월 서울 강남구 '역삼센트럴아이파크', 충남 당진시 '당진아이
파크', 강원도 속초시의 '속초아이파크2차', 5월 전북 전주시의 &
#39;전주태평아이파크' 등이 있다.

이들 단지에서는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전세 매물이 30%가량 증가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들 단지의 전세 매물은 지난 11일
총 211건이었지만, 18일 280건으로 32.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매와 월세를
합친 전체 매물도 326건에서 411건으로 26.0%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별 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의 급증이 포착된다. 이 기간 499가구 규모 역삼센트
럴아이파크는 9건에 그치던 전세 매물이 15건으로 66.6% 늘었다. 1319가구 규모
전주태평아이파크도 99건이던 전세 매물이 131건으로 32.3% 증가했다.


광주광역시에서 화정 아이파크가 무너진 11일을 기점으로 전국 아이파크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준공 후 입주를 기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한
아이파크 단지 입주예정자는 "안전점검을 추가로 한다지만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당장 팔진 못하더라도 입주는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갑자기 매물이 늘어나면서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청주가경아이파크4단지는 지
난 6일 5억3000만원까지 올랐던 전용 84㎡ 전세 호가가 최근 4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5억3000만원에 나온 전세 매물의 같은 동 바로 윗층은 사고 직
후 4억8000만원에 전세로 나왔다. 닷새만에 호가가 5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입주가 시작된 아이파크 단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경기 안양시 비산자이아이파크 전용 59㎡는 지난 10월 5억5000만원에 전세계약
이 체결됐는데, 사고 직후인 지난 14일에는 같은 평형이 4억5500만원에 계약됐
다. 광주 아이파크 사고를 기점으로 전세가가 1억원 낮아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파크 이름을 달게 될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조합
들 사이에서도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보이콧 목소리가 높아졌다.

광주광역시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현대산업개발에 계약 해지 검토를 통보했
고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1단
지 주공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들어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
서도 일부 조합원들이 단지명에서 아이파크는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
려졌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둔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에는 현대산업개발의
참여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었다. 일부 조합원이 붙인 것으로 알려진 현수막
에는 '현대산업개발 보증금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주세요', '우리의
재산과 목숨을 현산에게 맡길 순 없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산업개발
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는 현수막을 걸고
수주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대국민사과를 통해 '보증기간 30년 연장' 등 대
책을 제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이 사업을 지속 영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모든 법규, 규정상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패널티(불이익)을 주어야 한다"며 "등록말소까지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안전기본법에 따르면 고의 과실, 부실시공, 구조상 중요부분 손괴, 공중의
위협 등 4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등록말소'가 가능하다. 성수대교 붕
괴 당시 이 법에 따라 도하건설산업이 등록말소됐다. 등록말소가 되면 이전의
건설 수주나 실적이 소멸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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