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집잇슈]연예인 산다는 비싼 아파트는 왜 "29가구" 일까
비즈니스워치 | 2022-01-24 06:30:02

[비즈니스워치] 채신화 기자 csh@bizwatch.co.kr

'피할 수 있으면 피해라!'



요즘 분양 시장에서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는데요. 대표적인 게 '29가구 분양'입니다. 30가구 미만으로 분양하면 분양가나 전매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죠. 



사업자 입장에서 겨우 29가구만으로 이익이 날까 싶은데요. 오히려 '고급화'에 주력해 분양가를 확 높이니까 훨씬 이득인 셈이죠. 





 일반분양, 많이 할수록 좋은거 아니었어?



'29가구 분양'은 주로 초고급 단지에서 쓰는 전략 중 하나였습니다. 가구수를 줄이는 대신 분양가와 희소성을 함께 높이면서 그야말로 '주택계의 명품'으로 타게팅한건데요.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서 30가구 이상을 분양하면 분양가상한제나 고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에 30가구 미만으로 가구수를 줄이되 평형을 키우고 고급화해서 분양가를 높이는 방식이 종종 눈에 띄었는데요. 



유명 연예인들이 샀다고 알려진 고급 아파트나 고급 빌라가 그렇습니다. 



가수 아이유가 지난해 130억원에 분양받아 화제가 된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은 한강변에 위치하지만 딱 한 동짜리 건물, 29가구로만 조성했습니다. 대신 전용 243~488㎡의 대형평형으로만 구성하며 고급화해 평당 분양가가 약 2억원에 달했죠.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단지인 강남구 청담동 'PH129'도 한 개 동 29가구로 조성됐는데요.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분양받았다고 알려진 아파트로 전 가구가 복층식이고 가구별 엘리베이터가 제공되는 고급 아파트입니다. 





배우 전지현이 거주한다고 알려진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도 15가구로 조성됐고요. 이밖에 강남구 '청담115'는 28가구, 용산구 '어반메시남산' 29가구, 용산구 '아페르 한강' 26가구, 경기 분당 '한샘 바흐하우스' 28가구 등 주요 초고가 단지들 모두 30가구 미만으로 조성됐습니다. 



이들 모두 비싼 땅에 위치하는 만큼 가구수를 더 채워서 일반분양을 더 많이 할 수도 있었겠지만 '30가구 룰'을 지켰는데요.



분양가 규제를 받게 되면 분양가 정하는 과정이 까다로워 사업에 변수가 될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온 강동구 '둔촌주공'은 분양가 줄다리기를 하다가 2년 넘게 일반분양이 미뤄지고 있는 것처럼요. 



또 요구하는 가격에 맞추다보면 고급화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수 있고요. 가구 수가 적을수록 희소성도 높아지고 사생활 보호를 중요시하는 유명인들도 유치할 수 있으니 규제를 피할 수 있으면 피하자는 움직임이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리모델링도 '분양 다이어트'…분양가는 '뚱뚱'



최근엔 '29가구 룰'이 리모델링 시장까지 뻗쳤는데요. 



현행법상 아파트 리모델링 시 기존 가구수보다 15%까지 주택 수를 늘릴 수 있음에도 29가구만 분양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나홀로아파트인 송파구 오금동 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송파 더 플래티넘'은 최근 29가구만 분양해 분양가 규제를 피했는데요. 그 결과 역대 분양 최고가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3.3㎡당 5273만원) 수준인 5200만원으로 평당 분양가를 책정했습니다. 





송파구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최고 분양가는 2018년 11월에 나온 마천동 '송파건원연미지'로 평당 3071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를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린 셈인데요. 



송파 더 플래티넘 전용 65㎡는 13억4430만~14억7260만원, 전용 72㎡는 13억7500만~14억9460만원 수준으로 전 타입이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대출도 막혔습니다. 



그럼에도 경쟁은 치열했는데요. 29가구 모집에 7만5382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2599대 1을 기록했습니다. 분양가는 비싸지만 청약통장이나 주택소유 유무에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한 데다 전매제한도 없거든요.



게다가 실거주 의무가 없어 계약금 10%와 중도금 20%만 있으면 입주까지 잔금 처리를 미룰 수 있으니 당첨만 되면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룰 수 있고요. 분양가 14억원으로 가정하면 4억2000만원만 현금으로 마련하면 나머지는 전세보증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셈입니다. 



송파 더 플래티넘의 '청약 흥행'으로 리모델링 업계의 '일반분양 다이어트' 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송파구 성지, 서초구 반포푸르지오, 동대문구 신답극동, 강동구 배재현대, 광진구 상록타워 등 리모델링단지들이 모두 29가구 분양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사업자 입장에선 이같은 분양 방식이 '돌파구'로 작용하는 모습인데요. 수요자 입장에선 반갑지만은 않은 트렌드인데요. 30가구 미만이라 공급은 적은 반면 분양가는 비쌀테니까요.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