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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병원에서 가짜 환자 만들어...보험사기 적발금만 "1조원" 넘겨
뉴스핌 | 2022-05-23 13:46:22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1. A씨는 페이스북,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단기 고액 알바'로 보험사기 공모자를 모집했다. 공모자를 자동차에 동승시키고 고의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타냈다. 교차로 회전시 차선위반 차량, 진로변경 차량, 후진 차량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고의로 충돌하는 방식이었다.

#2. 의사면허가 없는 사업자가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B병원은 가상병실을 만들어 입원 처리만 하고 실제 입원을 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허위로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수천만원에 이르는 민영·공영 보험금을 편취했다.

보험사들이 보험사기를 적발하기 위한 자체 분석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는 보험사기를 포착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하는 식이다. 적발금액만 1조원에 달하는 보험사기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유관기관끼리 정보공유를 토대로 한 범정부 대응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사기 적발현황 [그래프=금융감독원] 최유리 기자 = 2022.05.23 yrchoi@newspim.com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이날 자체 보험사기분석시스템인 NFAS를 새로 오픈했다.

기존 보험사기와 보험금 부당청구 사례를 학습시킨 인공지능(AI)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 보험사기와 의심 사례의 유사한 양산을 수치화해 보여준다.

새로운 보험사기 트렌드를 반영해 분석 범위도 확대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병원 이용 패턴, 입원 기간 등의 유사점을 파악해 혐의그룹을 타겟팅 분석한다.

농협생명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 관계자는 "생계형 범죄를 비롯해 보험사기는 수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에는 백내장 등 실손보험 수사의뢰가 많아지면서 치료비 영수증 금액까지 항목별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DB손해보험(005830)도 빅데이터로 보험사기 공모관계를 분석하는 'T시스템'을 오픈했다. 기존에는 혐의자 개인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뤘다면 T시스템은 혐의자 간 공모관계에 초점을 뒀다.

고객과 의료기관, 정비업체, 사고 이력, 보험금 청구건 등을 학습한 빅데이터 시스템이 혐의자와 기관, 설계사, 다른 가입자 등과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연관성을 토대로 보험사기 가능성이 높으면 현장 조사관에게 전달된다.

DGB생명 역시 최근 공모관계 분석에 집중한 보험사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오픈했다. 최근에는 인적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다양한 소셜 플랫폼을 통해 사기에 가담하는 비중이 늘면서 공모관계 분석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보험사기 근절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보험사기에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노린 '가평 계곡 살인사건'을 계기로 경각심도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9434억원으로 2017년 7302억원 대비 29.2% 증가했다. 적발인원은 9만7629명으로 16.9% 늘었다. 그러나 적발금액은 실제 피해액의 10%도 안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빙산의 일각'이라 보는 이유는 보험사기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의심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데 증가가 없으면 수사 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업계는 보험사기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유관기관 정보교류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는 한국신용정원보원이 제공하는 보험계약자 정보와 자체적인 분석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위한 법안도 발의된 상황이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범죄 정부합동대책반을 설치하는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유관기관 협조를 이끌 수사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내용이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최근 개정안을 발의했다. 금융당국에 보험사기 조사를 위한 자료요청 권한을 부여하고 보험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보험금을 즉시 반환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보험사기 행위의 알선·권유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신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로 보험금 누수가 커질수록 선의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오르는 피해가 생긴다"며 "유관기간의 정보 공유 등 공조가 있어야 조직형 보험사기를 적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yrchoi@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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