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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초 '내 집 마련'은 쉬워야 합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한국경제 | 2022-06-29 07:15:06
미국에서 생애 최초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분들의 꿈이 좌절되고 있습니다. 팬
데믹의 영향으로 집을 짓지 않아 집값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금
리 인상에 따른 부담은 많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내 집 마련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분들이 임대시장으로 몰리면 렌트비가 올라가면
서 생활 형편 또한 어려워집니다. 이로 인해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자돈 마련은
더 어려워지고 악순환은 끊임없이 계속되게 됩니다.

미 부동산중개사협회(NAR; 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는 미국의 구매자는 지난 5월 전체 주택 판매의 27% 비중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31%)보다 4% 포인트 하락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는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의 비중이 34%였다고 하니 첫 집 마련은 갈수록 힘들
어지고 있습니다. 매매수요가 줄어들었긴 하지만 재고 부족으로 인해 이런 긍정
적인 요인들은 상쇄되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에 나온 매물이 거래 완료되는 데
걸린 시간이 더 줄어들었다고 하니 처음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분들에게는
여전히 미국 주택시장이 빡빡하다는 말입니다.

금리 인상은 현금 부자들에게 유리한 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거래
완료된 매물 네 개 중 하나가 현금거래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주택구매자의
30%는 현금 구매자 때문에 집을 사지 못했으며 60% 넘는 MZ세대는 이로 인해 좌
절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임대료 부담은 커지고 있습니다. 렌트닷컴에 의하면
침실 한 개 짜리 매물의 임대료는 전 년 대비 25.5%, 두 개짜리 매물은 26.8%나
올랐다고 합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 인상과 물가상승 등 대외경제 여건이 급격히 악화
되면서 올해 5월까지 전국 생애 최초 매수자는 4만 명이 붕괴하면서 2010년 관
련 통계 발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 비중 또한 23.9%로
2017년 23.6%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27%에 비해
서도 높지 않습니다. 미국과 다르게 부동산 규제로 인한 어려움으로 우리나라
MZ세대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기존에 주택을 가지고 있는 유주택자의 경우에는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많아
집을 구입하기가 쉬운 데 반해, 무주택자는 대출 외에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시장 진입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도 유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가
대부분으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주택자는 대외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주택매수심리도 크게 낮아져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험이 전혀 없는 무주택자가 주택을 마련한다는 것
에 엄청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많은 혜택을 줘야 하는 상황이 다가왔습니다. 대출만
이 아니라 세제상의 혜택과 함께 사회적으로 이를 권장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끌’과 같은 단어에서 나타나는 구세대의 시각은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6·21대책에
서 취득세 200만 원 감면을 무조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좋은 대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들이 줄어들면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찾을까요. 꼭 그렇지
는 않습니다. 집은 어차피 있어야 하기에 무주택자들이 대거 임대차시장으로 몰
리면서 미국처럼 20%가 넘는 월세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올해 5월까지 전국 전세가격(-0.13%)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월세는 1.03% 올랐습니다. 이는 전세가 월세로 급격히 전환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전세 가격과 월세 가격을 통합해서 임대차시
장으로 함께 봐야 합니다. 월세의 나 홀로 상승은 지난 정부의 임대차 규제와
금리상승이 낳은 결과입니다. 이렇게 계속 월세 가격이 올라가면 다시 전세 또
는 매매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지원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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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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