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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진짜 경험을 만나는 공간
이투데이 | 2022-08-04 08:03:17
최소현 크리에이티브 컨설팅그룹 퍼셉션 대표(opinion@etoday.co.kr)


‘여름휴가는 어디로 가나요?’ 오랜만에 듣는 질문이다. 코로나 재유행, 장마와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밖으로 나오는 이들을 보며 한동안 정말 많이 답답했나 보다 싶다. 같은 지역에서도 사람이 몰리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확연하게 나뉘는데 무엇이 오랜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게 하는 걸까.

지난주 코엑스에서 열린 공간 관련 전시와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참여해 ‘공간의 경험’을 주제로 발표하고 열여섯 연사의 강연을 들으며 2년여 기간 오프라인 공간의 성적표와 오답노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업공간뿐만 아니라 주거, 일하는 공간 등 모든 공간이 다이내믹하게 변화 중이다. 코로나는 우리 삶의 많은 영역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기보다 진행되던 현상들을 가속화했는데 공간 비즈니스는 그 한가운데에 있다.

갑작스런 재택으로 집에 오래 머무르다 보니 집은 어때야 하는지, 굳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겠다는 구성원들을 다시 모이게 하는 업무환경은 무엇인지 새로운 대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온라인커머스의 확대에 따른 리테일 공간의 변화, 콘텐츠 경험 개인화로 극장 등의 역할 재설정, 성숙한 시민사회에 필요한 공공공간의 진화 등 여러 영역이 모두 달라지고 있다.

특히 상업공간의 경우 오프라인의 몰락이 예견되기도 했지만 최근 잘 하는 브랜드들 대부분은 팝업이나 경험거점 매장 등 공간에 집중하고 있다. 판매 상품이나 전시할 오브제가 없더라도 고객에게 전할 메시지가 분명한 브랜드들은 상상 초월의 애정을 받으며 공간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온라인 브랜드들은 대면을 통해 고객들에게 실체를 보여주며 밀도 높은 경험을 전하려 하고, 오프라인 거점이 있던 곳들은 새로운 공간을 통해 고객과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집객 수보다 방문객의 체류 시간과 만족도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들이 찐팬이 되어 경험을 널리 퍼뜨려 주기를 바라고 있다.

웬만해선 아무 데나 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면서는 목적 공간 한군데가 아니라 우연히 마주치는 여러 경험들을 기대한다. 구매보다 산책과 구경의 마음이 더 커지고 있으니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시각적 요소뿐만 아니라 적정 환대와 그곳만의 콘텐츠로 문 앞에서 망설이는 고객을 안으로 끌어들여 일정 시간 이상 머무르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디지털 기술이 경험의 확장과 연결을 돕고 효율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실제 공간 경험에 밀도를 더 높이기도 한다.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는 뉴욕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The Experience’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방문객들은 ‘경험의 몰입’과 ‘안전’을 동시에 기대한다고 한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이 떠오른다. 21세기에 생명과 안전 욕구는 대부분 충족되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여러 재해와 지구 전체의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면서 우리 삶의 영역에서 삼각형의 제일 아랫부분부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실제 사람이 머무는 공간은 가장 기본부터 그 역할과 책임을 다시 살펴야 한다.

좋은 공간과 경험을 만드는 잘 되는 공식이라는 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일을 만들고 운영하는 팀의 또렷한 동기와 목표, 다양한 고민과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의지치, 지켜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에 대한 구성원들의 뚝심과 공감대 없이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없다. 동화가 아닌 실제 운영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은 절대 혼자서 해낼 수 없으므로 더더욱 함께 만드는 힘이 중요하다. 늘 변주가 일어나는 즉흥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에 빙의되어 지휘자와 연주자가 관객의 환호를 기대하며 집중해야 한다.

호텔을 비롯한 다양한 공간 관련 전시에서 상당히 많은 로봇과 가상현실 관련 기술을 접하고 나니 설렘과 우려가 동시에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실재감을 느끼길 원한다.

그런 면에서 오프라인 공간을 만드는 이들은 무인이든 유인이든 어떻게 하면 방문객에게 ‘진짜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지, 물리적 공간에서 더 잘 할 수 있는 깊은 경험은 무엇일지, 가짜가 아닌 진짜 고객 관계를 어떻게 맺을지 이전과는 다른 궁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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